최고의 자리는 오르는 것보다 지키기가 더 힘든 법. 반환점에 다다른 2006~2007 유럽프로축구 3대 빅리그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들이 정상지키기에 고전하고 있다.
휘청대는 ‘신 지구방위대’=첼시는 지난달 22일 레딩FC와 비긴 데(2-2)에 이어 새해 풀럼과의 첫 경기서도 후반 동점골을 허용해 2-2로 비기는 등 다잡은 경기를 놓쳤다.
프리미어리그 2연패(2004~2005, 2005~2006)의 막강전력에 ‘사령관’ 미하엘 발라크, ‘득점기계’ 안드리 ??첸코를 영입한 첼시의 1위 수성은 당연한 일처럼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직력이 첼시의 ‘이름값’보다 더 무게가 있었다. 게다가 수문장 페트르 체흐, 주장이자 중앙수비수 존 테리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득점 2위·12골)를 앞세운 선두 맨유를 쫓는 일이 점점 힘겨워지고 있다.
‘유벤투스는 시련 중’=이탈리아 세리에A는 현재 인테르밀란의 독무대다. 패배없이 15승3무로, 2위 AS로마에 승점 7점차로 앞서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유벤투스가 승부조작으로 2부격인 세리에B로 강등당하고 AC밀란(-8점), 피오렌티나(-15점), 라치오(-3점) 등 강호들이 감점당한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리그 우승자격을 빼앗기고 2부로 떨어진 유벤투스는 묵묵히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다. 승점 32점으로 선두 리미니에 1점 뒤진 3위지만 감점당한 9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1위인 셈. 델 피에로, 다비드 트레제게 등 핵심 공격수들이 여전히 날카로워 이변이 없는 한 리그 1위로 세리에A 복귀가 유력하다.
부상이 문제…=2005~2006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동시에 거머쥔 FC바르셀로나는 부상병동에 가깝다. 사뮈엘 에투, 리오넬 메시, 잔루카 참브로타 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빠져있어, 리그 2위를 지키기도 힘겨운 처지다. 득점 2위(12골) 호나우지뉴가 홀로 분전하면서 3위 레알 마드리드의 추격까지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7일부터 22일간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 예정돼 있어, 각각 1·2월 복귀가 예정된 에투와 메시의 빈자리가 더 커 보인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