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무리뉴 첼시 감독이 11일(한국시각) 위컴과의 칼링컵 준결승 원정 1차전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이위컴/AP 연합
프리미어리그 3연속 무승부 이어 4부리그 팀과도 비겨
“노력과 결과에 만족한다.”
유럽 3대 빅리그 중의 하나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위 팀 감독이 남긴 소감이다. 그것도 팀 전체 몸값(4200억원-1억4천만원)이 3천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4부리그 팀과 비긴 뒤에 남긴 말이다. 믿을 수 있을까?
잉글랜드 프로축구 4부리그(리그Ⅱ) 위컴 원더러스가 프리미어리그 부자구단 첼시와 비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위컴은 11일(한국시각) 안방인 애덤스파크에서 열린 2006~2007 칼링컵 준결승 1차전에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첼시와 1-1로 비겼다. 전반 36분 첼시의 웨인 브리지에게 선제골을 내준 위컴은 후반 32분 저메인 이스터의 동점골로 안방팬들은 물론 전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했다.
조제 무리뉴 첼시 감독은 경기 뒤 “우린 안방 2차전이 남아있다”며 “선수들을 비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13골)인 디디에 드로그바, ‘득점기계’ 안드리 ??첸코가 각각 경고누적과 부상으로 빠졌다 하더라도 무승부 결과는 충격적이다. 무리뉴 감독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교체설에 휩싸여 있다. 거스 히딩크 러시아대표팀 감독의 영입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가디언〉은 이날 “무리뉴 감독이 첼시 경영진과 불화를 겪고 있음을 암시했다”고 보도했다. 주전들의 부상으로 겨울이적시장에서 선수보강을 바라는 감독의 요구를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히모비치를 비롯한 경영진들이 들어줄 생각이 없다는 것. 무리뉴 감독은 선수영입이 왜 이뤄지지 않냐는 질문에 “구단 사정이라 얘기해 줄 수 없다”면서 “첼시는 나의 팀이 아니다. 난 그저 감독일 뿐”이라고 말했다. 선수영입에 관여할 수 없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한 셈이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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