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즈브러는 21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동국 협상이 합의에 이르렀고, 취업비자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혀, 이동국 영입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미들즈브러 “이적합의 취업비자만 남았다”
포항 “아직 이적료 절충…오래 끌지 않아”
포항 “아직 이적료 절충…오래 끌지 않아”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했는데….”
이동국(28·포항 스틸러스)의 아버지 이길남씨는 아들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한층 무르익자,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대표팀에 탈락해서 방황도 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 때는 부상으로 포기하고…. 이번에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나갔죠.”
그는 “동국이 전화가 왔는데 ‘잘 되고 있으니 신경쓰지 마시라’고 했어요. 저야 ‘영국 날씨가 변덕스러우니 감기 조심하라’고만 했죠.” 그는 “포항 쪽에서 공식발표를 한다면 1998년 프랑스월드컵 대표에 발탁됐다는 소식 이후 가장 큰 영광이 될 것 같아요. 기도하는 심정이죠”라고 말했다.
이씨의 이런 기대감은 이동국이 테스트를 받은 미들즈브러가 21일 “포항과 이동국의 이적에 대해 합의했다. 이제 이동국이 취업비자를 받으면 된다”고 밝히면서 더욱 커졌다. 미들즈브러는 구단 홈페이지(www.mfc.premiumtv.co.uk)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홈페이지는 “이동국을 데려오는 협상이 끝나면서 미들즈브러의 화력을 더 키우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포항 쪽은 한발 물러섰다. 한명희 포항 단장은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적료에서 절충할 게 남았다. 그러나 오래 끌지않겠다”고만 말했다. 유럽의 겨울이적시장이 31일 닫히기 때문이다. 이적에는 두 구단이 의견을 같이 한 뒤, 그간 의견차를 보였던 이적료에서 합의점을 맞춰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들즈브러는 이동국이 취업비자를 받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국이 취업비자를 얻으려면, ‘최근 2년간 A매치 75% 이상을 뛰어야한다’ 등의 조건을 채워야 한다. 그러나 이동국은 지난해 4월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미들즈브러는 “부상 탓에 뛰지 못했으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의 한 에이전트는 “미들즈브러가 프리미어리그 심사위원회에서 75%를 채우지 못한 이동국에 대해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이영표와 박지성도 75%를 못채웠는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검증된 실력이 있어 설득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국의 이적을 돕고 있는 김기훈 일레븐매니지먼트 이사는 “미들즈브러가 취업비자를 받는데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다 알아봤더라”고 설명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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