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의 재간둥이 이천수가 7일(한국시각) 런던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친선경기에서 프리킥 결승골을 작렬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런던/AP 연합
‘영국행 좌절’ 이천수, 그리스전 결승골
1-0 승리로 베어벡 감독 모처럼 ‘활짝’
1-0 승리로 베어벡 감독 모처럼 ‘활짝’
이천수(울산 현대)는 지난 2일 취재진을 따돌린 채 축구대표팀과 같이 영국으로 떠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 입단이 무산된 아쉬움이 컸던 탓이다.
김형룡 울산 부단장은 “위건이 (결렬) 통보를 해온 다음날 전화했더니, 이미 현지 에이전트한테 들어 알고있더라. 7월에 다시한번 도전할테니 도와달라고 하길래 협조하겠다고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천수는 런던에 온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곳에 올까 고민을 많이 했다. 영국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 땅이라고도 생각했다”며 그간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위건행이 좌절된 뒤 인천 집에서 혼자 운동한 탓에 7일(한국시각) 런던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새해 첫 A매치 출전도 불투명해 보였다.
하지만 이천수는 선발로 나와 좌우 윙포워드, 처진 공격수를 두루 맡았다. 조재진(시미즈 S펄스)이 최전방에 섰고, 설기현(레딩FC)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등 프리미어리거 3인방이 선발로 나와 공·수를 책임졌다.
후반 33분. 박지성이 상대 아크 왼쪽에서 반칙을 얻어낸 뒤 이천수가 프리킥을 차는 상황. 2006 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 한국이 동점골을 만들어낸 것과 똑같은 장면이었다. 이천수는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키퍼가 가장 막기 힘들다는 골대 코너에 공을 꽂아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 우승팀 그리스를 쓰러뜨렸다. 1-0승리를 이끈 이천수는 “감독님께서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터들이 많이 올테니 잘해보라고 다독여주셨다”며 기회를 준 감독에게 고마워했다. 핌 베어벡 감독도 “이천수가 이적에 실패했지만, 다시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였다”고 칭찬했다.
부임 뒤 약체 대만에만 2승을 거둬 ‘속빈강정’ 소리를 듣던 베어벡 감독은 최근 A매치 1무2패 끝에 모처럼 승리했다. 부임 뒤 대표팀 성적은 3승2무2패.
대표팀에서 후보신세였던 김용대(성남 일화)는 무실점 선방을 펼쳐 김영광(울산 현대)과의 수문장 대결을 안갯속으로 몰고갔다.
이날 조재진을 향한 효과적인 전진패스가 나오지 않았고, 측면 공격수들의 크로스가 부정확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국-그리스 기록표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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