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열흘새 네경기 ‘가혹한 일정’
유럽축구연맹(UEFA)컵 16강전-정규리그 30차전-축구협회(FA)컵 8강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14일(이하 한국시각)부터 1주일 동안 치러야할 가혹한 경기일정이다. 토트넘의 일정은 곧 주전 왼쪽 윙백으로 자리를 굳힌 이영표(30·사진)의 출장 스케줄이기도 하다. 이영표에겐 여기에다 24일 우루과이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이 더해진다. 왕복 20시간에 가까운 비행과 시차극복의 부담까지 떠안은 셈이다.
일단 출발은 산뜻하다. 이영표는 14일 토트넘 안방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컵 16강 2차전 SC브라가(포르투갈)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교체없이 전후반 90분을 뛰었다. 토트넘은 스트라이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2골을 넣고, 후반 31분 스티드 말브랑크가 결승골을 터뜨려 3-2 승리를 거두고 1, 2차전 합계 2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7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한 이영표는 수비에 치중하던 최근의 움직임과 달리 활발한 공격가담을 펼치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시즌 초반 이영표와 포지션 경쟁을 하던 베느와 아수 에코토(프랑스)가 무릎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이영표의 선발 출장엔 경쟁자가 없다. 대신, 믿을 만한 백업 멤버도 없는 상황이라 이영표가 감당해야할 부담도 크다.
이영표가 2005년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마틴 욜 감독은 “이영표의 체력은 동시에 세 경기를 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며 칭찬했었다. 에코토의 부상 소식이 전해진 뒤엔 “가장 먼저 이영표를 떠올렸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는 박지성(26·맨체스터Utd), 설기현(28·레딩FC)에 비한다면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지만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 이영표의 3월은 눈 코 뜰 새가 없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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