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인 루니(8번)가 11일(한국시각) AS로마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안방 2차전에서 골을 성공시킨 뒤 라이언 긱스(11번)를 껴안고 기뻐하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
AS로마 대파하고 챔피언스리그 4강행
라이벌 첼시도 발렌시아 잡고 4강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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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까지 둔 66살 할아버지 앨릭스 퍼거슨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맡은 20년 동안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했다. “7-1이란 점수가 모든걸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외신 인터뷰에서 그는 “상상하기 힘든 승리”라는 들뜬 마음까지 표현했다. 공격수 루이 사아와 수비수 게리 네빌이 부상으로, 미드필더 폴 스콜스가 1차전 퇴장으로 나가 떨어진 상태였다. 맨유는 최근 2연패까지 당해 상승세도 한풀 꺾여있었다. 조선소 노동자 시절 파업을 주도해 임금 30%를 올려놓은 경험이 있는 그는 늘 과감한 결단력을 지도자의 덕목으로 꼽아왔다. 그는 미드필더로 써왔던 과거의 공격수 앨런 스미스를 최전방, 파트리스 에브라를 오른윙백으로 변칙 투입하는 뚝심으로 상대를 교란했다. 결국 맨유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자존심 AS로마를 맞아 마이클 캐릭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두 골씩 넣고, 승부수로 띄운 스미스와 에브라, 웨인 루니가 골을 보태 7-1 대승을 거뒀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AS로마 감독은 “악몽이었다”고 했다. 맨유는 11일(한국시각)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2006~20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승리해 1차전 원정에서 1-2로 진 패배를 갚고 5년만에 이 대회 4강에 올랐다.
맨유 라이벌 첼시의 조제 무리뉴(44) 감독도 가만 있지 않았다. 세계적인 스타들을 갖고도 통쾌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 무리뉴 감독은 최근 사령탑에서 쫓겨나 고향 포르투갈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언론의 의심을 받아왔다. 그러던 와중에 그는 얼마전 자동차 ‘포르셰 뉴 카이엔’를 샀다고 한다. 현지 언론은 핸들이 좌석 오른쪽(영국에서 통용)에 붙은 자동차를 그가 산 것은 영국에 남을 성적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읽었다. 이를 증명하듯 무리뉴 감독은 발렌시아(스페인)와 챔피언스리그 8강 2차 원정에서 안드리 셉첸코의 동점골과 종료 직전 마이클 에시엔의 역전골로 2-1로 이겨 구단주의 오랜 숙원인 4강에 직행했다.
이로써 잉글랜드 프리이머리그를 대표하는 맨유와 첼시의 ‘트레블 경쟁’(프리미어리그·축구협회컵·챔피언스리그 3관왕)도 볼만해졌다. 프리미어리그 1위 맨유와 2위 첼시는 승점 3점차로 바짝 좁혀있다. 여기에 두팀은 축구협회(FA)컵과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라 유럽클럽축구의 영광인 ‘트레블’ 달성을 나란히 눈앞에 두고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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