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축구 아시아 2차 예선 우즈베키스탄 경기에서 한동원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하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축구대표 아시아예선 우즈베크전
‘박주영 대타’ 한동원 3경기 연속골 도전
‘박주영 대타’ 한동원 3경기 연속골 도전
지난해 11월 한-일전만 해도 한동원(21·성남 일화)은 벤치에서 쭈뼛거리며 정몽준 축구협회장과 악수했다. 그는 정 회장이 ‘베스트11’을 격려한 다음에나 스쳐가며 만나는 후보 신세였다.
핌 베어벡 감독은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참 작고(178㎝) 약해보였던 선수였다.” 한동원은 박주영(22·FC서울)이 2월28일 예멘전 ‘배치기 퇴장’으로 3경기 출전정지를 당하고 나서야 2경기 선발기회를 잡았다. 그러더니 아랍에미리트연합(3월14일)과 우즈베키스탄(3월28일) 경기에서 2골씩 4골을 넣었다.
“보완할 게 좀 있어 한 1년 잘 좀 준비시키려고 했더니 올림픽팀에서 일찍 뜨고 말았다.” 김학범 성남 일화 감독의 말은 행복한 고민으로 들린다. 중학교 3학년 2학기 때 중퇴하고 프로에 뛰어든 한동원의 최근 활약을 지켜본 김호 전 수원 삼성 감독도 “그 때 안양LG(현 FC서울)에 뺏겨 참 속상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18일 오후 9시(한국시각) 타슈켄트 센트럴아미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2008베이징올림픽 축구 아시아 2차예선 F조 4차전. 한동원 발끝에 시선이 또 모아지는 경기다. 박주영의 출전정지 징계는 이 경기가 끝나야 풀린다. 한동원은 이근호(대구FC)-양동현(울산 현대)-이승현(부산 아이파크)으로 이어지는 스리톱 밑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는다. 골잡이가 아닌데도 골을 펑펑 터뜨린 건 다른 선수 맞고 떨어지는 공의 흐름을 읽을 줄 알고, 빈 공간으로 부지런히 침투하는 스타일 덕분이다. 이것은 체격이 왜소한 한동원이 다른 선수와 치열한 몸싸움 대신 찾아낸 생존법이다.
3연승으로 F조 1위인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다.
베어벡 감독은 “프로팀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선수들의 예리함이 떨어져 있다. 상대 역습에 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잔디상태가 좋지않은 땅에서 패스가 엉뚱한 곳으로 가는 위험도 한국이 조심해야 할 요소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국 올림픽팀 예상 베스트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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