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디띠스’(Madriditis)는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다른 팀들의 열등의식과 피해의식을 의미한다. 명문 FC바르셀로나도 과거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열등의식을 갖고 있었다. 1955~1956시즌부터 1959~1960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가 5차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열등감은 시작됐고, 1980년대 레알 마드리드가 프리메라리가 5회 연속 우승할 때 고조됐다.
FC바르셀로나가 1991~1992시즌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세를 높였으나, 1997~1998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32년 만에 다시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고, 2000년과 2002년에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가져가면서 마드리디띠스는 전염성을 멈추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FC바르셀로나에서 루이스 피구를 빼돌렸고, 지네딘 지단과 데이비드 베컴, 호나우두 등으로 무장하면서 세계 최강으로 자처했다.
그런데 지난해 변화가 생겼다. FC바르셀로나는 통산 두번째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고, 프리메라리가에서도 2회 연속 우승했다. 세계 최고 선수인 호나우지뉴 뿐 아니라 사무엘 에투, 리오넬 메시, 데쿠 등 전성기의 선수들을 보유한 것도 자신감을 충천시켰다. FC바르셀로나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레알 마드리드보다 멋진 플레이를 하면서 팬들을 즐겁게 했다. 때문에 열등의식은 레알 마드리드 쪽으로 넘어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새옹지마라고, 변화는 다시 시작됐다.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으며 오직 리그에만 전념해야 하는 시점이다. FC바르셀로나는 17일 현재 17승8무5패(승점 59)로 선두, 레알 마드리드(16승6무8패 승점 55)는 3위다. 4점차 간격은 있지만 바르셀로나는 다급하다. 리그 초반 10점 정도 차이를 두고 있던 것과 비교하면 근접 추격을 허용했다. 스페인 최대 스포츠신문 <마르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팬들은 레알 마드리드를 FC바르셀로나보다 더 강력한 우승후보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호나우지뉴 이적설, 에투와 호나우지뉴 불화설 등이 팀내 안정을 흔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물론 아직 8경기나 남아 있다. 또 다크호스 세비야(승점 55·3위)와 발렌시아(승점 53·4위)도 무시할 수 없는 우승후보들이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뿌리깊은 마드리띠스를 갖고 있는 FC바르셀로나는 시즌 막판 치열한 우승경쟁에서 더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chunba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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