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무리뉴 첼시 감독(왼쪽)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진출이 좌절되자 허탈한 표정으로 주장 존 테리를 껴안고 있다. 리버풀/AP 연합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면 내 인생은 실패다.”
첼시의 주장 존 테리는 지난해 7월 시즌을 앞두고 대놓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욕심냈다. 테리의 ‘호언장담’이 아니더라도, 유럽 클럽 챔피언을 향한 첼시의 노력은 노골적이었다. 2004~2005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를 2연패한 멤버에 이번 시즌 직전 독일 분데스리가의 미하엘 발라크와 이탈리아 세리에A 안드리 솁첸코,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살로몬 칼루까지 포함시켰다.
포르투갈 FC포르투를 2003~2004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논 조제 무리뉴 감독은 벤치멤버로도 세계 올스타팀을 만들 수 있을 팀을 꾸렸다. 이번 시즌 이미 칼링컵을 차지한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축구협회(FA)컵, 리그 우승까지 4관왕을 노렸다. 하지만 지난 주말 볼턴과 2-2로 비기면서 리그 선두 맨유와의 거리는 승점5로 벌어졌고, 2일(한국시각) 리버풀에 지며 챔피언스리그도 물건너갔다.
우승을 위해 데려왔던 발라크와 솁첸코는 부상으로 준결승 2차전엔 나오지도 못했다. 다분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첼시의 부름을 받은 무리뉴 감독은 2004~2005 시즌에 이어 연달아 리버풀에 당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우리팀이 최고다. 하지만 페널티킥으로 승부를 가릴 수밖에 없는 것이 축구”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다음은 그 차례다. 이날 패배로 가라앉았던 ‘무리뉴 경질설’은 다시 달아오르게 됐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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