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용덕, 김동희, 최정한.
대통령금배 고교축구 언남고 우승주역들
“외국 프로무대에서 뛰는 게 꿈입니다.”
박지성 이영표도 10년 전 이랬을까. 제40회 대통령금배 고교축구대회 언남고 우승의 주역 ‘부평동중 삼총사’ 최정한 서용덕 김동희를 보면 ‘함께 있어 무서울 게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3학년인 이들 셋은 각각 8골(최정한), 5골(김동희), 2골(서용덕)씩 터뜨리며 모교의 금배 첫 우승을 이끌었다. 서용덕과 김동희는 결승전에서 각각 한 골씩 기록했고, 대회 득점왕에 오른 최정한은 두번째 골을 도왔다.
2골 서용덕 화려한 개인기 자랑 호나우지뉴 빰쳐요
5골 김동희 키는 작아도 스피드 짱 나는야 ‘리틀 마라도나’
8골 최정한 주장값 톡톡 ‘득점왕’ 해결사 루니 닮고파 같은 공격수이면서도 셋은 저마다 장기를 지니고 있다. “돌파력과 슛이 뛰어나고 골 감각이 탁월하다”는 게 최정한에 대한 정종선 언남고 감독의 평가. 180㎝·71㎏ 탄탄한 체격의 최정한은 “웨인 루니같은 해결사 역할을 맡고 싶다”고 했다. 팀 주장이자 듬직한 성격 덕분에 늘 ‘맏형’ 역할을 주저하지 않는다. 169㎝ 작은 키 김동희는 ‘리틀 마라도나’라 불린다. “키는 포기했어요”라며 웃지만 또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른 발을 지녔다. 과거 인천시 육상 대표였던 아버지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셈. 풍생고와 결승전에서 터뜨린 세번째 골도 그의 발빠른 문전 질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서용덕은 부평동중 시절엔 체력이 달려 경기의 절반만 나가던 선수였다. 정 감독은 “용덕이를 지명하니까 방 감독이 놀라더라”며 “몸은 왜소한 편이지만 공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한다. “호나우지뉴를 닮고 싶다”는 서용덕은 호나우지뉴보다 화려한 개인기로 결승전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상대 수비수 3명을 손쉽게 따돌리고 날린 슛이었다. 삼총사가 부평동중-언남고에 이르기까지 발을 맞출 수 있었던 데는 방진문 전 부평동중 감독 힘이 컸다. 방 감독은 졸업을 앞둔 셋을 인천 지역 부평고 대신 언남고로 보내려 했다. 당시 침체해있던 부평고와 달리 언남고에선 발전가능성을 봤기 때문. 그 과정에서 지역 축구계 반감을 산 방 감독은 부평동중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지난달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종선 감독은 “변방이었던 언남고에 유망주 셋을 동시에 보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방)감독님이 하늘에서 도와주는 것 같다’는 어느 학부모님 말씀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부평초등학교부터 방 감독과 함께 했던 최정한은 “늘 우리들 입장에 섰던 분”이라고 스승을 회상했다. “고립돼 있을 때 서로 받아주고 도와준다”는 셋은 언제까지 같은 팀에서 손발을 맞출 수 있을까? “맘 같아선 계속 한 팀에 있고 싶은데….” 최정한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지만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게 축구의 세계란 걸 그들도 이미 잘 알고 있다. 다만, ‘언남고 삼총사’로 거듭난 셋이 한국 축구를 이끌고 갈 거란 믿음은 확실해졌다. “국가대표가 돼서 다시 만나면 되죠.” 그날이 머지 않은 듯 했다.
구미/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5골 김동희 키는 작아도 스피드 짱 나는야 ‘리틀 마라도나’
8골 최정한 주장값 톡톡 ‘득점왕’ 해결사 루니 닮고파 같은 공격수이면서도 셋은 저마다 장기를 지니고 있다. “돌파력과 슛이 뛰어나고 골 감각이 탁월하다”는 게 최정한에 대한 정종선 언남고 감독의 평가. 180㎝·71㎏ 탄탄한 체격의 최정한은 “웨인 루니같은 해결사 역할을 맡고 싶다”고 했다. 팀 주장이자 듬직한 성격 덕분에 늘 ‘맏형’ 역할을 주저하지 않는다. 169㎝ 작은 키 김동희는 ‘리틀 마라도나’라 불린다. “키는 포기했어요”라며 웃지만 또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른 발을 지녔다. 과거 인천시 육상 대표였던 아버지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셈. 풍생고와 결승전에서 터뜨린 세번째 골도 그의 발빠른 문전 질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서용덕은 부평동중 시절엔 체력이 달려 경기의 절반만 나가던 선수였다. 정 감독은 “용덕이를 지명하니까 방 감독이 놀라더라”며 “몸은 왜소한 편이지만 공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한다. “호나우지뉴를 닮고 싶다”는 서용덕은 호나우지뉴보다 화려한 개인기로 결승전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상대 수비수 3명을 손쉽게 따돌리고 날린 슛이었다. 삼총사가 부평동중-언남고에 이르기까지 발을 맞출 수 있었던 데는 방진문 전 부평동중 감독 힘이 컸다. 방 감독은 졸업을 앞둔 셋을 인천 지역 부평고 대신 언남고로 보내려 했다. 당시 침체해있던 부평고와 달리 언남고에선 발전가능성을 봤기 때문. 그 과정에서 지역 축구계 반감을 산 방 감독은 부평동중 감독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지난달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종선 감독은 “변방이었던 언남고에 유망주 셋을 동시에 보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방)감독님이 하늘에서 도와주는 것 같다’는 어느 학부모님 말씀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부평초등학교부터 방 감독과 함께 했던 최정한은 “늘 우리들 입장에 섰던 분”이라고 스승을 회상했다. “고립돼 있을 때 서로 받아주고 도와준다”는 셋은 언제까지 같은 팀에서 손발을 맞출 수 있을까? “맘 같아선 계속 한 팀에 있고 싶은데….” 최정한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지만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게 축구의 세계란 걸 그들도 이미 잘 알고 있다. 다만, ‘언남고 삼총사’로 거듭난 셋이 한국 축구를 이끌고 갈 거란 믿음은 확실해졌다. “국가대표가 돼서 다시 만나면 되죠.” 그날이 머지 않은 듯 했다.
구미/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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