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선수들이 20일(한국시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물리친 뒤 FA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
드로그바 결승골 1-0 승리…칼링컵 이어 FA컵 품안에
“이미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첼시 조제 무리뉴 감독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시즌 내내 교체설에 휘말렸던 그를 살린 건 디디에 드로그바의 발끝이었다. 연장 후반 11분. 드로그바의 골로 0의 침묵이 끝나는 순간 가장 화려한 골세리머리를 펼친 이도 무리뉴였다. 첼시가 1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뉴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2007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연장 후반 터진 드로그바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둬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올 시즌 맨유에게 리그 우승을 내줘 입장이 난처했던 무리뉴는 칼링컵과 FA컵을 모두 가져가며 ‘균형’을 맞췄다. 이날 승리는 무리뉴 감독에게 1승 이상 의미를 지닌다. 안드리 ??첸코, 미하엘 발라크를 데려와 초호화 드림팀을 꾸렸던 무리뉴 감독으로선 이들이 빠진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2004년부터 첼시를 맡은 무리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2연패, 칼링컵 2회 우승에 이어 FA컵까지 들어올리며 3시즌만에 잉글랜드 축구 3개 우승컵을 모두 가져갔다. 1950년 2-0 승리 이후 57년만에 FA컵에서 맨유를 누른 첼시 감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껄끄러운 사이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에게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무리뉴 감독이 “첼시엔 최고경영자나 사장 등 아브라모비치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필요하면 언제든 그와 얘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본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승리가 확정된 직후 뜻 모를 웃음을 지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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