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밀란-리버풀, 24일 결승 격돌
주장 파올로 말디니(39)에게 그날은 ‘악몽’이었다. 2005년 5월26일 터키 이스탄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전반 3-0으로 앞서던 밀란은 후반 3골을 내준 뒤 승부차기 끝에 리버풀에 우승컵을 내줬다. 1984년 프로 데뷔 이래 AC밀란에만 몸담았던 말디니는 “오늘 패배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며 괴로워했다.
“리버풀과 다시 결승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는 젠나로 가투소(AC밀란) 말처럼 두 팀이 24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각·MBC-ESPN생중계) 그리스 아테네에서 2년만에 다시 만난다. AC밀란엔 말디니와 가투소를 포함해 ‘그날’의 베스트11 중 8명이 경기에 나선다. 리버풀 역시 2년 전 만회골을 터뜨렸던 스티븐 제라드, 사비 알론소 등 9명의 우승 멤버들이 건재하다. 밀란은 7번째, 리버풀은 6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린다.
두 명문 클럽의 극성스런 팬들 응원도 관심거리. <로이터통신>은 22일 “그리스 경찰에 따르면 이번 경기에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에서 응원단 5만여명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 중 충돌이 발생하면 (경찰이)페인트볼 총탄을 발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축구황제’ 펠레도 들뜬 분위기에 합류했다. 펠레는 22일 영국 <더 선> 인터뷰에서 “카카와 클라렌스 시도르프가 있어 AC밀란이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펠레가 칭찬한 팀이나 선수는 실패한다는 ‘펠레의 저주’가 AC밀란에 내려진 상태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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