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광(22)
프로생활 내내 2군 전전 국내복귀 선택
“오장은·김승용과 올림픽 함께 가고 싶어”
“오장은·김승용과 올림픽 함께 가고 싶어”
중학교 중퇴→프로 입단→프랑스 리그→인천 이적…‘파란만장’ 조원광
조원광(22)의 10대 시절은 또래와 달랐다. 그는 서울 한양중학교 3학년을 중간에 그만 두고 2001년 16살 때 프로팀(안양LG)에 입단했다. “이왕 할 거 프로에서 배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는 그에게 프로는 만만치 않은 곳이었다. 그렇게 3년. 조원광은 벤치를 지키거나 2군리그를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리고는 2004년 프랑스 1부리그 FC소쇼로 이적한다. “축구만 보자면 후회없는 선택이었어요.” 프랑스에서 2년6개월. 이번에도 2군리그였다. 아직 어렸던 그에게 축구는 희망과 좌절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그렇게 돌고 돌아 다시 K리그 무대에 섰다. 올해 초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조원광은 지난 17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정식 등록을 마쳐 언제든지 K리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는 “이제 여기서 뛰는 일만 남는 셈”이라며 “속이 후련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나이로 스물 셋, 대학교까지 갔다면 사회 초년병에도 못미칠 나이지만 프로 경력 7년차 ‘중고참급’이다. 그럼에도 아직 1군 경기를 뛰어보지 못한 배고픈 새내기이기도 하다.
“이틀만 안 깎아도 이렇게 돼요.” 까칠한 수염을 기르고 23일 인천 문학경기장에 나타난 조원광에게 청소년대표 시절 앳된 사진의 흔적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아직 어리잖아요. 그래서 더 어려울 걸 알면서도 한국 복귀를 택한거구요.” 화려한 청소년대표팀 경력과 프랑스 리그에서의 경험은 조원광의 장점인 동시에 그가 앞으로 이겨내야 할 부담이다. “새로 시작한다는 기분입니다. 인천은 기회를 많이 주는 팀이구요. 그래서 부담보다 의욕이 더 강해요.”
그는 “공백이 너무 길었다”고 했다. 현재 올림픽축구대표팀에 가 있는 오장은(울산 현대) 김승용(광주 상무) 등이 조원광과 청소년대표 시절을 함께 뛰었던 또래 친구들. 그가 말한 공백이란 ‘올림픽대표 조원광’이 그동안 활약하지 못한 빈자리를 뜻했다. “일단 컨디션 올려서 시합 나가고, 그런 다음 올림픽대표에 뽑히는 게 지금 목표입니다.”
조원광의 목표가 언제쯤 이뤄질까? 그 이전, 그가 언제쯤 K리그 무대를 밟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고 싶은 거 정말 많죠. 비록 2군리그였지만 유럽은 힘이나 속도가 뛰어났어요. 준비한 거 많습니다. 그라운드에 나서는 날 다 보여드릴게요.”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있다는 사실 하나만은 분명하다.
인천/글·사진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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