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원정곤욕 덜겠네
‘힘들게 축구 하지 말란 말이야~!’
앞으로 높은 곳에서 숨가쁘게 공 찰 일이 없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8일(한국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선수 보호를 위해 해발 2500m 이상 고지대에서 국제경기를 치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시행 날짜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고도 제한이 이뤄지면 그동안 ‘혜택’을 봤던 일부 나라들이 안방 잇점을 잃게 된다. 대표적인 나라가 남미의 볼리비아. 볼리비아는 월드컵 지역예선 안방경기를 해발 3600m 수도 라파스에서 치러왔다. 2005년 10월 2006독일월드컵 남미지역예선에선 세계 최강 브라질을 불러들여 1-1로 비기기도 했다. 원정팀들은 “불공평하다” “선수들 안전에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며 돌아갔다.
올해 초 브라질 프로축구 명문 플라멩고는 볼리비아 레알 포토시와 해발 3998m 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몇몇 선수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힘들어하자 “다시는 여기서 경기를 하지 않겠다”며 돌아간 일도 있다. 안데스산맥이 남북으로 뻗은 남미엔 볼리비아뿐 아니라 페루, 칠레 등지에 해발 3000m에 가까운 경기장들이 여럿 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대표팀도 지난 16일 해발 2300m 고지인 예맨 사나에 원정을 가 곤욕을 치렀다. 1차전을 1-0으로 이겼던 한국은 현지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경기 끝에 0-1로 패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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