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전직 총리 탁신 친나왓
부패정치인 탁신, 맨체스터 시티 인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가 외국 자본에 넘어갔다. 러시아 석유 재벌(첼시), 이집트 사업가(풀럼) 등에 이어 이번엔 태국 전직 총리 탁신 친나왓(사진)이 그 주인공. 〈BBC〉를 비롯한 영국 언론들은 21일(한국시각) “탁신 전 총리가 8160만파운드(약 1500억원)에 맨시티 인수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인수로 EPL 가운데 8개가 외국 자본 손에 들어가게 됐다. 1997년 이집트 출신 사업가 모하메드 알 파에드가 풀럼을 사들이며 시작을 알렸고, 올해 초엔 미국인 사업가 톰 힉스와 조지 질레트 주니어가 명문 리버풀을 4017억원에 사들였다.
신흥 강호 첼시(로만 아브라모비치·러시아), 박지성이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말콤 글레이저·미국)도 외국인 손에 넘어갔다. 미국산 자본이 투기적 성격이 강한 반면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탁신 등은 상대적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EPL의 매력은 무엇인가? 유럽 3대 리그(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중 유일하게 영어권 국가라는 잇점이 프리미어리그가 지닌 장점 중 하나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유럽시장을 벗어나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기에도 좋다. 정효웅 FIFA 에이전트는 “영어를 사용하므로 접근이 쉽다”며 “천문학적 이적료를 지급하며 전성기를 누리던 스페인, 이탈리아 리그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것도 (EPL 가치가 오른)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탁신은 2004년에도 리버풀을 매입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가 맨시티 주인이 되기 위해선 프리미어리그의 구단주 적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그전에 5년 동안 총리로 재임하며 저지른 부정부패에 대한 혐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태국 검찰은 21일 탁신 부부를 국유지 불법 매입과 관련된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탁신 부부의 18억달러에 이르는 금융 자산은 이미 동결된 상태다.
지난해 9월 쿠데타로 실각한 이후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탁신은 영국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자산동결은 일시적인 조치다. 그들은 그럴 권한이 없다”며 자신하고 있지만 영국 내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가디언〉 칼럼리스트 데이비드 콘은 “맨시티 팬들은 그의 부도덕한 처신에 대해선 애써 못본 체 하려한다”며 “부정한 자금”을 꼬집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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