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전남 드래곤즈) 김상식(성남 일화) (왼쪽부터)
김진규·김상식 뼈아픈 기억
수비실수 등 질책에 맘고생
수비실수 등 질책에 맘고생
아팠던 기억이 있는가? 응어리를 풀 때도 됐다.
“이슈 또 만들어 드릴까요?” 수비수 김진규(전남 드래곤즈)는 2007 아시안컵 출국 첫날 취재진에 농담을 던졌다. 그 이슈란? 2004년 아시안컵 이란과 8강전을 말한다. 이란 선수들에게 가운뎃 손가락을 치켜든 장면이 텔레비전 화면에 잡혀 “국가대표 자질이 없다”고 뭇매를 맞았다. “이란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하도 욕하기에 참다가 한번 한 것 뿐”이라던 해명도 소용없었다. ‘김진규 괘씸 동영상’이 인터넷에 나돈 뒤였다. 당시 19살 김진규에게 더 수치러웠던 건 자신이 맡던 왼쪽 측면을 제집 드나들 듯 오가던 카비의 스피드에 밀려 3-4 ‘석패’를 막지 못한 것이다.
“그땐 욕을 너무 먹어서 국가대표도 그만두려고 했죠. 그런데 욕 먹은 게 아까워서….” 김상식(성남 일화)은 “아내가 이번엔 그저 무사히 잘 다녀오기만 하라고 하더군요”라며 웃었다. 지난해 9월 아시안컵 이란과 예선전이 문제였다. 후반 추가시간에 김상식이 벌칙구역 근처에서 이란 바히드 하셰미안(하노버)에게 공을 뺏겨 1-1 동점골을 내줬다. ‘사이버 마녀사냥’ 탓에 대표팀 공식 개그맨으로 통하던 그는 개인 홈페이지를 폐쇄하는 등 맘고생을 했다. 홍명보 코치도 “그날 보면 상식이가 참 잘했는데 실수한 것만 보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공교롭게 그 이란과 22일 오후 7시20분(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 자릴경기장에서 8강전(KBS-2TV생중계)을 치른다. 한국은 D조 2위(1승1무1패), 이란은 C조 1위(2승1무)로 안착했다. 이란과는 96년(2-6패)·2000년(2-1승)·2004년(3-4패)에 이어 4회 연속 8강에서 만나게 됐다.
2004년 한국전에서 3골을 넣은 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와 김상식을 궁지에 빠뜨린 바히드 하셰미안, 개인기가 뛰어난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 등 유럽파 3인방을 조심해야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이 먼저 공격 맥을 끊어주고, 중앙 수비수 김진규가 최후방을 책임지는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두번이나 선제골을 뺏기고도 역전하거나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번 대회에서 선제골을 넣고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져 동점골을 허용한 김진규 김상식 등 한국 수비진이 흘려선 안되는 대목이다.
이란을 넘으면 비교적 쉬운 상대인 이라크-베트남 승자와 4강에서 붙게 된다.
쿠알라룸푸르/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21일 일본-호주 결승같은 8강전 한국-이란전처럼 미리보는 결승전이 된 또하나의 8강전은 21일 일본-호주 경기다. 신무광 재일동포 축구 프리랜서는 “일본은 독일월드컵 복수전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본은 2006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호주전에서 나카무라 순스케(셀틱)가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39분부터 8분간 3골을 허용해 1-3으로 졌다. 당시 외신은 호주 감독을 맡았던 히딩크의 ‘8분 마법’이라고 했다. 나카무라는 “그때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우승후보 1순위가 아니다. 도전자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겸손에 가깝다. 핌 베어벡 한국 감독은 “일본이 현재까지 가장 이상적인 팀이다. 경기를 쉽게 풀어간다”고 했다. 그래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선수가 다수인 호주는 무시 못할 강팀이다. 일본-호주전 승자는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 승자와 4강에서 겨룬다. 쿠알라룸푸르/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21일 일본-호주 결승같은 8강전 한국-이란전처럼 미리보는 결승전이 된 또하나의 8강전은 21일 일본-호주 경기다. 신무광 재일동포 축구 프리랜서는 “일본은 독일월드컵 복수전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본은 2006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호주전에서 나카무라 순스케(셀틱)가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39분부터 8분간 3골을 허용해 1-3으로 졌다. 당시 외신은 호주 감독을 맡았던 히딩크의 ‘8분 마법’이라고 했다. 나카무라는 “그때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우승후보 1순위가 아니다. 도전자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겸손에 가깝다. 핌 베어벡 한국 감독은 “일본이 현재까지 가장 이상적인 팀이다. 경기를 쉽게 풀어간다”고 했다. 그래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선수가 다수인 호주는 무시 못할 강팀이다. 일본-호주전 승자는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 승자와 4강에서 겨룬다. 쿠알라룸푸르/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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