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왼쪽윙백 가브리엘 에인세(29)
‘에인세 이적거래’ 리버풀 제안 거절
전통을 중시하는 잉글랜드 축구. 돈도 중요하지만 ‘전통의 라이벌’에 핵심전력을 내다팔 수 없다는 고집도 대단하다. 선수는 팀을 떠나려 하고, 팀도 조건(돈)만 맞으면 언제든지 내보낼 준비가 끝났다. 그래서 이적료 680만파운드(약 128억원) 제안이 들어왔다. 눈의 휘둥그레질 액수지만, 소속팀은 고개를 젓는다. 이유는 단 하나. ‘상대가 우리의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왼쪽윙백 가브리엘 에인세(29)를 두고 리버풀과 맨유가 벌이는 공방이다. 20세기 잉글랜드 축구를 지배한 리버풀과 1986년 앨릭스 퍼거슨 감독 부임 이후 리그 우승만 9번을 차지한 맨유는 오랜 라이벌이다. ‘레드 데블스’(맨유)와 ‘레즈’(리버풀)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붉은 유니폼을 입고, 자동차로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
서로 잘되는 꼴을 못 보겠다는 두팀은 1964년 맨유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필 크리스넬 이후 한번도 이적거래를 성사시킨 적이 없었다. 2004년 맨유에 입단한 아르헨티나대표팀 왼쪽윙백 에인세는 파트리크 에브라, 미카엘 실베스르트 등 경쟁자들에게 밀리며 주전확보가 어렵게 되자 맨유 탈출을 결심했다.
리버풀은 “580만파운드 이상 제안이 들어오면 놓아주기로 맨유와 에인세 사이에 약속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라파엘 베니테즈 리버풀 감독은 “모든 이들이 상황을 알게 됐다. 이제 변호사들이 나설 차례”라며 법으로 해결할 것임을 암시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24일(한국시각) “에인세가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올드트래퍼드에 들어선다면 후환이 두려울 것”이라며 “퍼거슨 감독이 리버풀로는 (에인세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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