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코치
박성화 사임으로 또 궂은일…16개월동안 세번째
부산 선수들 보듬고 광주전 대비 “빠른축구 할 것”
부산 선수들 보듬고 광주전 대비 “빠른축구 할 것”
박성화(52) 부산 아이파크 전 감독은 지난 2일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며 코치한테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회의에 협회 기술위원 자격으로 가는 것 뿐”이라고 했다. 김판곤(사진) 코치는 “8일 광주 상무와의 K리그가 중요하니 회의 끝나면 바로 오시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다. 박 감독도 동의했고, 애초 5일 부산으로 되돌아오려던 비행기표도 3일 오전으로 앞당겨졌다. 그러나 박 감독은 3일 협회에서 올림픽팀 감독이 됐다며 기자회견을 했다.
김 코치는 또 감독 대행이 됐다. 그는 지난해 4월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갑자기 사퇴한 뒤 21경기째 무승이었던 팀을 떠안았다. 그는 “희망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고 선수들을 다독였고, 4연승 돌풍을 주도한 뒤 앤디 에글리 감독이 오자 코치로 돌아왔다. 그러나 에글리 감독이 지난 6월 미국 전지훈련을 가며 느닷없이 사임을 통보해 또 감독 대행이 됐다. 김 코치는 에글리에 이어 사령탑에 오른 박 감독이 부임 17일 만에 지휘봉을 던져 최근 1년4개월 동안 감독 대행만 세번이나 하게 됐다.
그는 7일 오전훈련에 선수들 앞에 섰다. “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앨릭스 퍼거슨 감독이 아니다. 난 젊고 패기있는 지도자다. 경기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방향을 제시할 테니 하나된 모습을 보이자.” 그는 만 38살이다. 국가대표도 한 적 없고, 정강이를 다쳐 선수로서도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30대 초반 홍콩 프로팀 감독을 맡아 홍콩 국가대표를 다수 키워내며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그는 “선수단 미팅 분위기가 진지했다”고 했다.
부산은 K리그 14개팀 중 13위로 처져 있다. 부산은 8일 재개되는 K리그에서 꼴찌 광주를 만난다. 후반기 도약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는 “에글리 감독 시절 공격속도가 좀 느려 상대에게 수비정비 시간을 많이 줬다. 박 감독님이 짧은 시간에 변화를 주고 있었는데 아쉽다. 도전적이고 속도가 빠른 축구를 해보겠다. 프로다운 모습으로 부산팬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팬들은 ‘전임 감독 청소반’으로서 ??은 일을 도맡은 그를 아예 감독으로 승격시키자고 응원하고 있다.
K리그 유일하게 무패(9승4무) 중인 선두 성남 일화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안방으로 불러 14경기 무패에 도전한다. 70년대 국가대표 라이벌 수비수였던 김정남(63) 울산 현대 감독과 김호(64) 대전 시티즌 신임 감독이 관록의 사령탑 맞대결을 벌인다. 김정남 감독은 K리그 통산 183승, 김호 감독은 188승으로 사상 첫 200승 선점 경쟁 중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K리그 8일 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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