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감독의 17살 이하 축구대표팀이 18일 개막하는 2007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8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포토데이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U-17’ 월드컵 18일 국내서 개막
한국 “조1위로 4강 간다” 자신감
북은 강호 잉글랜드와 2위 다툴듯 겁없는 10대들이다. 공격수 배천석(포철공고)은 “골넣고 웃긴 세리머니를 하는 게 목표”라고 했고, 수문장 김승규(울산현대고)는 “우리 대표팀은 2년 반 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어느 팀이든 문제없다”고 했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 6월 대표팀을 이끌고 해병대 훈련까지 들어갔고, 어린 선수들이 위축될까봐 심리학 박사까지 상주시켰다. 그러나 “압박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키겠다”는 미드필더 조범석(신갈고)의 말까지 듣노라면, “국가대표 첫 경기 때 다리가 덜덜 떨렸다”던 황선홍 전 전남 드래곤즈 코치의 추억이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북한축구 10대들도 만만찮다. 이들은 ‘박경훈 아이들’이 8강에서 떨어졌던 지난해 아시아축구선수권에서 준우승했다. 반짝 이변인가? 북한 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내다 1999년 한국에 온 윤명찬씨는 “90년대 초반 북한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지도자가 되면서 기동력과 투지만 앞세우던 북한 축구에 기술을 더해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앙체육과학연구소를 통해 유소년축구를 집중 연구한 뒤 현장에 접목시키는 노력도 해왔다고 한다. 더는 ‘우물안 개구리’ 축구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남북한 축구 ‘10대들’이 쌍끌이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18일부터 9월9일까지 국내 8개 도시에서 열리는 2007 국제축구연맹(FIFA) 17살 이하 월드컵이 그 무대.
한국은 페루·코스타리카·토고와 A조에 속해 있다. 박 감독은 “4강이 목표다. 어린 선수들은 분위기를 한번 타면 금세 상승세를 탄다”며 “토고 경기에 앞서 2연승을 거둬 조 1위를 노릴 생각이다. 조직력과 압박으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했다. A조 1위를 하면 C·D·E조 3위팀들 중 성적이 좋은 한팀과 16강에서 만나게 돼 강팀을 피한다. 한국은 11회째인 이 대회 본선진출이 세번째이고, 서정원 등이 출전한 1987년 캐나다 대회 8강이 최고성적이다.
북한은 잉글랜드·브라질·뉴질랜드 등 강호들과 B조에 묶였다. 잉글랜드와 조 2위를 다툴 공산이 크다. 박경훈 감독은 “최근 잉글랜드와 연습경기(0-4패)를 했는데 큰 특징이 없어 북한이 해볼 만한 상대”라고 했다. 북한은 공수전환이 빠르고 체력이 강하다. 중국 쿤밍 등에서 장기간 합숙훈련을 해온 결과다.
박차현 대회조직위원회 북한대표팀 연락관은 “(북한이 지난 3월 한달여간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한 바 있어) 적응에 별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북한을 지원해 온 김경석 남북체육교류협회 상임위원장도 “북한은 2005년 페루 대회에서 8강에 올랐는데 이번엔 4강이 목표”라고 전했다.
남북한이 조 1위로 올라 4강까지 연승 돌풍을 일으킨다면? 두팀이 이 대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는 곳은 결승전(9월9일 오후 7시·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북은 강호 잉글랜드와 2위 다툴듯 겁없는 10대들이다. 공격수 배천석(포철공고)은 “골넣고 웃긴 세리머니를 하는 게 목표”라고 했고, 수문장 김승규(울산현대고)는 “우리 대표팀은 2년 반 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어느 팀이든 문제없다”고 했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 6월 대표팀을 이끌고 해병대 훈련까지 들어갔고, 어린 선수들이 위축될까봐 심리학 박사까지 상주시켰다. 그러나 “압박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키겠다”는 미드필더 조범석(신갈고)의 말까지 듣노라면, “국가대표 첫 경기 때 다리가 덜덜 떨렸다”던 황선홍 전 전남 드래곤즈 코치의 추억이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대회 공인구 ‘팀가이스트’
한국 A조 조별리그 일정 / 북한 B조 조별리그 일정
남북한이 조 1위로 올라 4강까지 연승 돌풍을 일으킨다면? 두팀이 이 대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는 곳은 결승전(9월9일 오후 7시·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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