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김대의(아래)가 15일 K리그 성남 일화와의 안방경기 전반 20분에 선제골을 터뜨리자, 백지훈이 그의 등에 엉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수원 김대의 진두지휘 298일간 무패행진 깨
복귀 김호감독 2연승…부상병동 서울 또 비겨
복귀 김호감독 2연승…부상병동 서울 또 비겨
경기 2시간30분 전. 서울 사당역 버스 정류장엔 줄이 수십미터 늘어섰다. 꽉 채운 수원행 버스 몇 대를 보내야 탈 수 있을 정도였다. 역시나 관중석엔 3만1726명이나 들어찼다. 본부석 맞은편 1·2층 1만4000석은 입장권이 다 팔렸다. 이번 시즌 수원월드컵경기장 최다 관중.
차범근 수원 감독은 이미 “성남 일화가 무패행진을 하는 건 리그 발전을 위해 좋지 않다. 누군가 끊어줘야 한다”며 성남에 경고장을 던져 흥미를 돋운 상태였다. 김학범 성남 일화 감독은 그 얘기를 들려주자 ‘풋’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럼 팀들이 비슷비슷하게 가야 하는가? 그러고 싶어도 사람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다.” ‘다른 팀들이 좀 따라붙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자신감으로도 들렸다. 그 자신감은 삭발 가깝게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타나 후배들과 경기 이틀 전부터 합숙훈련을 자처한 김대의(수원)에 의해 꺾였다.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 경기. 아들을 위해 ‘스파이더맨 뒤풀이’를 해 왔던 김대의는 “(이)관우와 함께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 코너 ‘퐁퐁퐁’ 춤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재밌는 걸 준비하지 않으면 결과가 늘 나빠서 …”라며 웃었다.
전반 20분. 김대의는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슛으로 성남 골문을 열었다. 차 감독은 “(성남에서 수원으로 이적해온) 김대의가 성남전에 늘 강해 선발로 내보냈는데 건수를 올렸다”며 좋아했다. 수원은 후반 5분 상대 골문 앞에서 하태균이 벌칙차기를 얻어냈다. 하태균 발에 정확히 찔러줘 성남 수비를 당황하게 만든 이도 김대의였다. 이관우가 벌칙골을 넣은 수원은 후반 30분 성남 모따에게 역시 벌칙골을 내줬지만 2-1 승리를 안았다.
이로써 지난해 10월22일 전북 현대전 무승부 이후 22경기, 298일간 패배를 몰랐던 성남의 무패행진이 드디어 깨졌다. 올 시즌 첫 패배를 당해 11승4무1패가 된 성남은 단독 1위를 지켰으나, 2위 수원(9승4무3패)에 승점 6점차 추격을 허용했다.
지난주말 3-0 대승을 거둔 김호 대전 시티즌 감독은 경남FC를 또 2-1로 두들기는 공격축구로 감독 복귀 이후 2연승을 달렸다. 박주영(재활) 정조국(수술) 등이 없어 공격수 기근에 빠진 셰놀 귀네슈 FC서울 감독은 꼴찌팀 광주 상무와도 0-0으로 비겨 리그 7위로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강 진입을 다음으로 미뤘다. 수원/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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