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퍼거슨 vs 맨시티 에릭손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더비’
K리그선 수원-FC서울 격돌
K리그선 수원-FC서울 격돌
감독은 승부사다. 지난해 10월 숨진 차경복 전 성남 일화 감독. 현장을 그리워하던 그는 근육이 마비돼 누워 있으면서도 천장을 보며 헛소리로 작전지시를 하곤 해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앨릭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축구는 선수가 99%를 만들고 감독이 1%를 만들지만, 감독이 없다면? 100%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감독은 한 손에 독이 든 잔도 들고 있어야 한다. 아일랜드 대표팀 감독을 지낸 에인 핸드는 “인간은 언젠가 죽고, 감독은 언젠가 잘린다”고 했다. 특히 냉혹한 승부에서 이토록 강한 적장을 만날 때, 그들은 더 괴로워진다.
예전부터 ‘설전’ 벌이던 사이…시즌 첫 맞대결
■ 에릭손 vs 퍼거슨= 서로 얼굴 붉힌 사이다. 스벤 예란 에릭손(59) 맨체스터 시티 신임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2001~06년)을 지낸 시절. 잉글랜드 최고 사령탑인 퍼거슨(66) 맨유 감독과 여러번 충돌했다. 퍼거슨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데이비드 베컴이 다쳐 돌아오자, “에릭손은 성적을 위해 선수도 돌보지 않는 3류”라고 쏘아붙였다. 에릭손은 2006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소속팀 맨유에서 다친 웨인 루니를 “끝까지 월드컵에 데려가겠다”며 퍼거슨과 부딪혔다.
둘의 관계를 잘 아는 탁신 시나왓 전 타이 총리는 맨시티를 인수하며 에릭손을 감독으로 영입했다. 퍼거슨 대항마로 내세운 것이다. 연고가 같은 두 팀의 라이벌전인 ‘맨체스터 더비’. 시즌 첫 대결이 19일(밤 9시45분·MBC-ESPN생중계) 맨시티 안방에서 열린다. 맨유는 세계적인 스타가 즐비한 인기 팀이지만, 미국 재벌에 넘어간 약점이 있다. 그래서 맨시티 팬들은 “우리 지역팀은 맨시티”라고 맞선다.
에릭손은 특급 스타 없이 리그 2위(2전전승)에 올랐다. 퍼거슨은 2무승부 12위로 삐걱거렸고, 웨인 루니(부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경기 출장정지)까지 잃었다. 에릭손은 “그래도 맨유엔 다른 스타가 많지 않냐”며 퍼거슨을 보듬는 여유까지 보였다.
2승2패 팽팽…컵대회 ‘승부차기패’ 차붐 설욕 별러
■ 차붐 vs 귀네슈= 5차 전쟁(19일 오후 7시·수원월드컵)이다.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과 셰놀 귀네슈 FC서울 감독은 올시즌 2승2패로 팽팽하다. 그러나 최근 FA컵 16강에선 귀네슈가 승부차기 끝에 이겼다. 차 감독은 그게 쓰리다. “감독은 매를 맞으면 기억을 떨치지 못한다. 최근 졌으니 이번에 갚아야 하지 않느냐?” K리그 2위 차 감독은 지난 15일 1위 성남 일화 무패행진을 끊어 승점차를 6점으로 좁혔다. 선두 추격을 위해 탈장 수술을 받았던 김남일을 투입할 만큼 서울 경기에 힘을 쏟는다.
차 감독 돈벌이인 국제전화 광고의 다른 회사 모델까지 나서 맞불을 놓은 귀네슈는 좀 답답한 처지다. 박주영(재활) 정조국 김은중(이상 수술) 이청용 등 공격수가 부상으로 빠졌고, 수비 핵인 김진규, 기성용이 올림픽대표팀에 불려갔다. 그러나 리그 7위로 밀려나 플레이오프 마지노선 6강에 들지 못한 귀네슈로서는 “선수 없다”고 앓을 수도 없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FC서울 귀네슈 vs 수원 차범근
차 감독 돈벌이인 국제전화 광고의 다른 회사 모델까지 나서 맞불을 놓은 귀네슈는 좀 답답한 처지다. 박주영(재활) 정조국 김은중(이상 수술) 이청용 등 공격수가 부상으로 빠졌고, 수비 핵인 김진규, 기성용이 올림픽대표팀에 불려갔다. 그러나 리그 7위로 밀려나 플레이오프 마지노선 6강에 들지 못한 귀네슈로서는 “선수 없다”고 앓을 수도 없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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