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성환이 1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7살 이하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페루에 0-1로 진 뒤 경기장에 서서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U-17월드컵…약체 페루에 패해 ‘16강 빨간불’
북한은 종가 잉글랜드와 대등한 경기 1-1 비겨
북한은 종가 잉글랜드와 대등한 경기 1-1 비겨
이긴 감독들은 기자회견에서 진 팀의 단점을 물어도 상대를 배려해 되레 덕담을 건넨다. 그러나 페루 감독은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한국은 움직임이 둔했고, 패스도 느렸다.”
내 집에서 치른 경기인데도 선수들은 교장실에 불려간 학생 마냥 긴장하는 게 역력했다. 패스는 툭툭 끊겼다. 네덜란드 축구영웅 요한 크루이프는 “공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가는 게 현명하다. 그 선수의 단점은 그 옆 선수가 움직여 보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런 희생이 한국팀에 별로 보이지 않았다. 주전 좌우윙백이 수술과 컨디션 난조로 빠져 조직력이 흐트러진 것도 악재였다.
4강이 목표라던 ‘박경훈호’. 16강 진출도 버거워졌다.
1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7 국제축구연맹(FIFA) 17살 이하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한국은 전반 29분 카를로스 바살라르에게 헤딩골을 허용해 약체로 여겼던 페루에 0-1로 졌다. 페루 플레이를 중원에서 지휘한 레이몬드 만코는 공을 갖고 노는 기술과 창조적인 패스를 어릴 때부터 가르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한국 축구에 일깨워줬다.
같은 조 토고와 코스타리카가 1-1로 비겨 한국은 조 꼴찌로 떨어졌다. 한국은 퇴장 한 장(후반 24분 한국영), 경고 세 장을 받아 꼭 이겨야 하는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21일) 부담을 안게 됐다. 그러나 이 연령대 선수들이 한번 살아나면 상승세를 확 타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공격이 후반전에 다소 살아난 건 위안을 준다. 박경훈 감독은 “코스타리카의 개인기가 좋지만 3선(수비진) 간격이 넓은 만큼 측면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역시 4강 진출을 거론한 북한은 허투루 한 말이 아님을 보여줬다.
북한은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B조 1차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44분 림철민이 동점골을 넣어 1-1로 비겼다. 북한은 대회 직전 친선전에서 한국을 4-0으로 두들긴 잉글랜드를 맞아 골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빠른 공수전환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북한이 2차전(21일)에서 맞붙는 브라질은 뉴질랜드를 7-0으로 이겨 대회 4회 우승을 향해 신바람을 냈다. 브라질 파비뉴는 경기 시작 9초 만에 골을 넣어 피파 주관 대회 역대 최단시간 골을 기록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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