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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축구·해외리그

‘한경기 9골’ 그때 그 소년 정윤성

등록 2007-09-05 19:52

정윤성(23·경남FC) 사진 경남FC 제공
정윤성(23·경남FC) 사진 경남FC 제공
16살이하 브루나이전때 황선홍 최다골 깨 주목
프로 입단후 긴 시련…최근 ‘괴물’ 본성 깨어나
프로축구 경남FC 정윤성

“휴식기간에 수원 집에 다녀왔어요. 밥 먹고 나가려는데 아버지가 부르시더니 ‘고맙구나’ 하시는 거예요. 그간 참 죄송했는데….”

그도 오랜만에 “무작정 웃고 싶어” 코믹영화를 봤다고 한다. “좋은 일이 생기니 가족 만나도 분위기가 좋고. 부모님도 웃음이 가시지 않으니까요.”

정윤성(23), 잊혀진 듯했던 그 이름. 도민구단 경남FC의 4연승, 4위 돌풍 중심에 경남 이적 후 K리그 7경기에 나와 3골1도움으로 휘젓는 그가 있다.

그러고 보면 ‘괴물 골잡이’로 통하던 때가 있었다. 동래중 3년 시절 협회장배 전국중고대회 5경기 중 4경기 해트트릭으로 득점왕(14골). “그 직전 대회에서도 4경기 9골을 기록했으니 9경기 23골을 넣은 거죠. 또래보다 머리 하나는 컸어요. 동료들이 도와주기도 했지만 차면 들어가던 때였죠.” 이듬해. 16살 이하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브루나이와 예선. “동료들끼리 첫번째 골을 넣은 사람에게 몰아주기로 했는데 그게 나였다”지만, 9골(15-0승)이라니. 황선홍이 갖고 있던 한 경기 최다골(8골·94년 네팔전) 기록을 깼다.

“우쭐대는 마음이 없지 않았죠. ‘내가 최고인가’ 하는 생각도 했고. 나태해진 상태로 있다보니 고등학교 졸업 때 남들보다 뒤처져있는 거예요.”

또래 정조국(FC서울) 김동현(성남 일화)이 올림픽대표·국가대표로 커가는 틈에 그가 있어야 했지만, 없었다. 2003년 수원 삼성(계약금 2억원)에 들어간 그는 2년간 1골1도움에 그친 뒤 2004년 말 훈련소로 향했다.

“수원 입단 2~3년간 형들한테 배운다는 생각이었지만 자리를 못 잡으니까 빨리 군에 갔다오자고 한 거죠.”


“다시 꿈틀댔다”던 그의 말대로 광주 상무 2년간 6골로 좀 되는가 싶었다. 올해 수원에 돌아왔지만, 겨울 훈련 코뼈 부상에다 기존 공격진까지 쟁쟁해 2군으로 밀렸다. 수원집과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차로 5분 거리. 부모님을 지척에서 열리는 1군 경기에 ‘모셔오지’ 못하는 아들 마음이 왜 쓰리지 않았겠나.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언제 나갈지 모르니 총알을 늘 장전해 두라고. 하루하루 목표 훈련량을 채우면 향상될 수 있다고 믿었죠.”

그는 올 여름 보따리를 싸 수원을 떠나 경남으로 와야 했다. 그러곤 3골1도움. 최근 국내 공격수 중 가장 돋보이는 기록이다. “마음이 편해졌어요. 수원에선 훌륭한 선수가 많아 조금만 실수해도 금방 교체됐으니까. 여기 오니 ‘부담갖지 말고 네 가진 걸 보여주라’고 하세요. 그리고 저요….” 말을 이었다. “여기서도 떨어지면 갈 때도 없다는 심정으로 경남에 왔습니다.”

그 절박함이 치열해진 ‘정윤성’을 만들어낸 것이다.“팀을 꼭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야죠. 태극마크도 그리워요. 그 마크를 다시 다는 것. 꿈꿔보고 싶어요.”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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