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구무언. 지난 7월 2007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안컵축구대회 기간 중 숙소를 이탈해 술을 마셔 물의를 빚은 이운재, 우성용, 김상식(왼쪽부터)이 2일 오전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 차례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협 상벌위, 3시간 논의끝에 중징계
K리그는 출전…사회봉사 40~80시간도
K리그는 출전…사회봉사 40~80시간도
상벌위원회 출석에 앞서, 홍명보(38) 코치는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다”며 “축구팬들의 용서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수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현재는 올림픽대표팀 코치지만, 지난 7월 아시안컵 당시 핌 베어벡 감독을 보좌했던 그는 “선수들이 대회에 나가면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많이 받는다”며 “일 끝나고 뒤풀이하는 것 쯤으로 봐줬으면 하는 면도 있다”고 했다.
2일 오전 10시30분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상벌위원회(위원장 이갑진)는 3시간 동안이나 진행될 정도로 징계수위를 놓고 논란이 많았다. 아시안컵 도중 대표팀 숙소를 이탈해 심야에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난 이운재(34·수원 삼성) 우성용(34·울산 현대) 김상식(31·성남 일화) 이동국(28·미들즈브러) 등 고참 4명의 목이 왔다갔다 했다.
결론은 중징계였다. 이운재는 ‘대표선수 자격정지 1년’에 ‘대한축구협회(KFA) 주최 대회 3년간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회봉사 80시간’ 이행명령과 함께…. 이운재와 함께 음주를 한 우성용 김상식 이동국도 ‘대표선수 자격정지 1년’에 축구협회 주최 대회 출장정지 2년, 사회봉사 40시간 징계를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이동국은 국내에 복귀할 경우 징계가 소급 적용된다. 대표팀 자격정지는 곧바로 적용된다. 따라서 대표팀 주축인 이운재와 이동국은 내년 11월초까지 A매치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상벌위는 그러나 이들 4명이 K리그 등 프로축구 경기에는 출전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이갑진 상벌위원장은 “대표선수 관리주체는 대표단으로 소속팀과는 관계가 없다”며 “소속팀에는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선수의 관리와 감독 의무가 있었던 핌 베어벡 감독은 이미 중도사퇴했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에 대한 징계는 내려지지 않았다. 대신 홍명보 코치와 코사 코치는 엄중경고를 받았다. 이갑진 위원장은 “지도급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 규정을 위반한 것은 축구 전체 명예를 손상한 것이라 응분의 엄격한 처벌을 내렸다”며 “조사보고서·진술·운영규정 등을 검토했다”고 징계기준을 설명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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