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감독
‘우승향한 드리블’ 포항 축구 뜯어보니
훈련중에도 “백패스 하지마라”
포지션 모를 정도로 폭넓은 움직임
미드필드 전방위 압박 등 강점 K리그의 봄. 셰놀 귀네슈 FC서울 감독의 계절이었다. 가을의 남자는 K리그 최연소 세르지오 파리아스(40·브라질)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다. 플레이오프에서 4위·3위·2위 팀들이 5위 포항 앞에서 우수수 떨어졌다. 4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선 1위 성남 일화가 1-3으로 맥없이 졌다. 파리아스 감독은 “3년간 선수들의 마음을 공격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공을 갖고 있는 건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훈련 중에도 백패스를 금지한다. 뒷걸음질치지 말라는 경고다. 포항 축구를 유심히 지켜봤다는 박성화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파리아스 공격축구를 이렇게 진단한다. “사이드 어태커들이 중앙까지 들어가는 등 자기 포지션이 없다고 느낄 정도로 적극적으로, 자유롭게 공격에 가담한다. 그러다보니 미드필드 숫자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골을 넣은 박원재도 공격수가 아닌 측면 미드필더다. 공수 가담 폭이 워낙 넓어 윙포워드인지, 윙백인지 헷갈릴 정도다. 박 감독은 포항의 공간창출 능력, 아기자기한 패스도 장점으로 꼽는다. “한 선수가 공을 잡으면 인근 선수가 공을 잡을 수 있는 각도로 빠르게 움직여 패스가 잘 끊기지 않는다. 힘과 스피드를 갖춘 팀에 고전하기도 하지만, 공격 주도권을 잘 내주지 않는 게 강점이다.” 포위된 동료의 고립을 풀어주기 위해 공을 받을 수 있는 근처로 움직여 패스 공간을 만들어주는 훈련이 잘 돼있다는 것이다. K리그 필드 플레이어 최다출장자 김기동(35)으로 대표되는 포항의 미드필드는 전방위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힌다. 성남 김두현의 패스가 1차전에서 묶인 것도 전방으로 밀고 들어오는 포항의 압박 탓이었다. 따바레즈의 프리킥을 통한 세트피스(세트플레이), 교체선수들이 골을 넣는 감독의 절묘한 교체 타이밍도 돌풍의 힘이다.
파리아스 감독은 “별(우승)이 그려지고 있다”고 했다. 포항은 2차전에서 두 골차 이상으로 지지 않으면 92년 이후 15년 만에 우승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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