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 교수, 명지대 세미나서 분석결과 밝혀
“패스 세번중 한번꼴 롱패스…성공률도 43%”
“패스 세번중 한번꼴 롱패스…성공률도 43%”
“뻥축구가 데이터로 확인됐습니다.”
신문선 교수(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는 “롱패스가 많아 두번 중 한번은 공을 그냥 남한테 바치고, 마지막 패스인 크로스도 나쁘니 골을 넣을 수 없다”고 했다. 신 교수는 20일 명지대에서 ‘올림픽대표팀 골결정력 강화를 위한 대안제시’ 세미나를 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와의 3차전 전반 9분 김승용(광주 상무) 골 이후, 4~6차전까지 351분 동안 ‘0골’에 그친 이유를 스포츠기록분석학과 학생들과 한달 동안 ‘데이터와 영상’을 통해 밝혀냈다.
신 교수는 “시리아와의 4차전에서 수비지역 패스성공률이 47% 뿐이다. 둘 중 한번은 남에게 공을 준 꼴”이라고 했다. 또 “롱패스가 전체패스 중 28%이고, 그나마도 성공률이 43%다. 패스 셋 중 한번은 앞으로 ‘뻥’ 찼다는 것이고, 그 롱패스마저도 둘 중 한번은 쉽게 뺏긴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 경기 패스 전체성공률도 한국(59%·371개 중 219개 성공)이 시리아(62%)보다 낮았다.
신 교수는 “우즈베키스탄과의 5차전 패스성공 양상을 선으로 그려보니 패스선이 미드필드에 집중되지 않고 운동장 전체에 퍼져있더라. 이건 최전방과 최후방의 간격이 너무 벌어졌다는 것이고, 그러다보면 선수들이 오르내리느라 체력저하로 인해 스피드와 압박이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그는 “우즈벡전에서 크로스 성공률이 0%였다는 걸 아느냐”면서 “그나마 시도한 7개도 (코너깃발이 있는) 구석에서 찬 것이 아닌 모두 미드필드에서 높게 올리다보니 수비수는 공을 보면서 다 준비하고, 우리 공격수는 골대와 등지면서 공을 받게 된다”고 했다. 그는 “높은 크로스로는 골키퍼와 수비수를 이길 수 없다. 그런 공은 설령 헤딩한다 해도 반발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바레인과의 6차전 전반은 미드필드 패스가 많아 경기내용이 좋아졌지만, 역시 롱패스가 전체 25%나 차지하는 게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대안으로 “지도자들이 소속팀에서 선수들의 전술 소화능력을 키워 상황판단에 따른 행동이 이뤄지는 시간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무조건 롱패스로 멀리 차는 것을 없애고, 상대 수비 뒷공간 침투패스를 시도하며, 우리 수비지역에서도 패스플레이로 공격이 전환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세미나엔 올림픽팀 코칭스태프나 축구협회 기술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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