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대표팀 골잡이 정대세(앞)가 17일 일본 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충칭/AP 연합
작년 아시아챔피언리그때
허정무의 전남에 두골 ‘악연’
허정무의 전남에 두골 ‘악연’
지난 30년간 계속돼온 ‘공한증’을 깨겠다고 벼르던 중국 코를 납작하게 만든 허정무호가 북한마저 누르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20일(오후 9시45분·한국시각)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8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남자부 풀리그 한국과 북한의 2차전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북한과 일본(1-1 무승부)의 경기를 지켜본 허정무 감독은 “북한은 상당히 빠르다. 특히 12번(정대세·포워드)과 11번(문인국·미드필더) 4번(박남철·미드필더)은 빠르고 기술도 갖췄다”고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허 감독은 이날 전반 5분 선제골을 넣은 정대세(24)에 대해서는 “볼을 찰 줄 아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정대세는 헛다리짚기 드리블에 공중제비 골세리머니까지 펼치며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정대세는 일본 아이치현 태생의 재일동포로, J리그 강호 가와사키 프론테일에서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한국국적이지만 총련계 학교를 나와 북한축구대표가 됐다. 1m81·80㎏ 몸집으로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 2006년 J리그 데뷔 첫해에는 3골 밖에 넣지 못했으나, 지난 시즌 24경기 12골을 기록하며 가와사키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 4월 200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당시 허정무 감독의 전남 드래곤즈을 상대로 두골을 넣으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전남은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허 감독으로서는 이번이 그와 두번째 만남.
북한은 주장 한송철(14번·수비수) 박남철·문인극 등 4.25 체육대 소속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역시 J리그 소속인 양용기(센다이) K리그의 안영학(수원 삼성) 등 재일동포 3인방이 공격의 핵이다.
남북간 공식 A매치는 2005년 8월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2회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2차전(0-0 무승부) 이후 2년6개월만으로, 역대전적에서는 5승3무1패로 남쪽이 앞선다.
김정훈 북한대표팀 감독은 “남측은 균형이 잘 짜여있고 속도전에 능하다. 남은 시간에 대비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일본전 뒤 “다음달 월드컵 예선에 대비해 전력노출을 피하기 위해 2진급을 내보내진 않을 것인가”라는 중국기자의 질문에 “감독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떤 팀을 만나든 마찬가지”라고 말해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남북은 3월26일 평양에서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차전을 치를 예정이어서, 이번 대결은 전초전이나 다름없다.
충칭/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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