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대회 23일 일본과 마지막 승부
두나라 ‘국내파 감독’ 세운뒤 첫 맞대결
두나라 ‘국내파 감독’ 세운뒤 첫 맞대결
허정무(53) 감독은 지난 20일 밤 북한 경기(1-1 무승부)를 마친 뒤 “오늘까지 한 선수도 빠지지 않고 모두 기용했다”며 “이제 옥석을 가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실제 축구대표팀 22명 중 부상중인 ‘제3의 골키퍼’ 염동균(전남 드래곤즈) 말고는 모두 허 감독의 부름을 받고 그동안 열린 4차례 A매치에 나설 수 있었다.
허 감독은 개인적 이유로 중도하차한 황재원(포항 스틸러스) 대타로 영입한 신예 이상호(제주 유나이티드)까지 ‘월드컵 예선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북한전에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해 시험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후반에는 주장 김남일(빗셀 고베) 자리에 황지수(포항 스틸러스)를 내세우기까지 했다.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 테스트에 역점을 둔 것이다.
이런 허 감독이 과연 일본전에서는 어떻게 나올까. 한국과 일본이 23일(오후 7시15분·한국시각)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남자부 풀리그 마지막 3차전을 벌인다. 두팀 모두 1승1무(승점4)를 기록하고 있어, 이기는 팀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비길 경우도 다득점에서 앞선 한국이 유리하다. 하지만, 그럴 경우 다음 경기로 열리는 북한-중국(밤 9시45분) 경기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2무를 기록 중인 북한이 중국(2패)을 대파하고 1승을 챙기면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번 한-일전은 여러모로 관심을 끈다. 우선 두나라가 국내파로 사령탑을 바꾼 뒤 처음 치르는 맞대결이라는 점이다. 한동안 두나라는 외국인 지도자에게 사령탑 자리를 내줬지만, 지난해말 국내파로 전격 돌아섰다. 한국은 허정무 감독이 2000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물러난 뒤 거스 히딩크(네덜란드)-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조 본프레레(네덜란드)-딕 아드보카트(〃)-핌 베어벡(〃) 등이 거쳐갔다. 일본도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오카다 다케시(52) 감독이 지휘봉을 놓은 뒤 필리페 트루시에(프랑스)-지코(브라질)-이비차 오심(보스니아) 등 외국인 명장들이 대표팀을 이끌어왔다.
허정무 감독과 오카다 다케시 감독 간 ‘사령탑 대결’도 이번이 처음이다. 허정무호는 출범 뒤 2승1무1패, 오카다호는 3승2무를 기록 중이다. 허 감독은 일본팀에 대해 “개인기와 패스워크가 뛰어난 좋은 팀”이라며 “일본에 대한 전략구상을 마쳤다”고 했다. 일본은 중국전에서 다시로 유조(가시마 앤틀러스)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와 야마세 고지(요코하마 마리노스)가 중원에서 공격을 주도하며 1-0 승리를 낚았다. 특히 7번 엔도는 전후 좌우 움직임 폭이 넓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한국팀 경계대상 1호다.
그러나 일본은 이번 대회에 다카하라 나오히로(우라와 레즈) 오쿠보 요시토(빗셀 고베) 등 주전 스트라이커들이 빠진 데다, 마에다 료이치(주빌로 이와타)가 북한전 부상으로 귀국해 전력이 상당히 약화돼 있다.
한편, 축구대표팀은 21일은 훈련없이 휴식을 취하며 일본전에 대비했다. 박주영(FC서울)은 오른쪽 허벅지와 사타구니 사이 근육통으로 일본전 출장이 불투명하다고 대표팀 관계자가 전했다.
충칭/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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