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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돗개 감독님’ 별명 바꿔야겠네

등록 2008-02-24 20:23

남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5년 만에 동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허정무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충칭/연합뉴스
남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5년 만에 동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허정무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충칭/연합뉴스
강한 이미지 벗고 ‘부드러움·소통의 리더십’ 변신
김남일도 “선수들 억누르던 옛날과 달라 깜짝”
축구대표팀 주장 김남일은 23일 일본 경기 뒤 허정무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 묻자 “옛날에는 선수들을 가둬두려고 했는데, 지금은 ‘오픈 마인드’로 선수들을 배려하는 것에 정말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 김남일은 8년 전 허 감독이 박지성 이영표 등과 함께 발굴해낸 스타. 김남일은 “선수들 기술이 옛날보다 늘었는데, 그동안 외국인 감독들이 맡다보니 정신력이 못미쳤던 것 같다”며 “허 감독이 맡으면서 예전의 정신력으로 회복돼 한국축구가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고 예찬론을 폈다. 이번 대회 중국전에서 2골을 넣으며 화려하게 부활한 박주영은 “훈련하면서 감독님 스타일에 적응하게 됐다. 공격수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기술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었다. 한달간 볼을 가졌을 때와 가지지 않았을 때의 움직임에 대해 많이 배웠다. 소속팀에 가서도 이번에 배운 것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해 7년 만에 다시 국내파 감독시대를 열었던 허정무(53) 감독. 그는 취임 일성으로 선수들에게 “체력과 정신력”을 유독 강조했다. “대표선수라면 체력은 기본적으로 돼 있어야 하고, 국가관도 갖춰져야 한다.” 그래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시작으로 핌 베어벡까지 5명의 외국인 감독을 거치면서 자유스러웠던 대표팀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지고, 자칫 선수들의 창의성을 억누를 수 있다는 걱정도 나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진돗개’ 허정무 감독은 8년 전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아시안컵 때 보여준 강한 이미지를 탈피해 ‘부드러움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이번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이번 대회 왼쪽 미드필더로 출장기회를 잡은 박원재는 “처음에는 대표팀이 빡빡한 분위기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좋은 분위기였다”며 “(허 감독이 맡았던) 전남 드래곤즈 선수들한테서 듣거나 경기를 보면 팀 분위기가 타이트했는데, 대표팀에 와보니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염기훈은 “(감독님이) 체력이 부족하다고 해 북한전을 앞두고 이근호와 함께 정말 열심히 하고자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경기 외적으로 편하게 해주시는 분”이라고 했다. 염기훈은 “상대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대표팀에 왔는데 막상 겪어본 바로는 열린 생각을 가진 분이더라. 선수들을 옥죄기보다는 풀어주려 노력하는 분”이라고 덧붙였다.

소속팀인 전남 드래곤즈에서 허 감독을 겪은 곽태휘는 “대표팀에서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대표선수로서 주눅이 들지 않고 뛰라고 강조한다”고 했다.

선수들의 이런 평가처럼 허 감독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그는 모든 선수들에게 (대표선수)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존 대표선수들과 신예 선수들의 무한경쟁을 유도했다. “맨날 똑같은 선수가 대표팀에 나가면 한국 축구의 경쟁력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실제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 중 부상을 당한 골키퍼 염동균 말고는 모두 출장기회를 얻었다.


충칭/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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