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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평양도 아닌 상하이에서 왜?

등록 2008-03-27 18:49수정 2008-03-28 16:34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조 순위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조 순위
박지성·설기현, 시차·장기결장으로 둔한 움직임
전반 동시투입 조재진·박주영 역할분담 실패
 ‘0-0’을 바라보는 두 감독의 시선은 사뭇 달랐다.

김정훈 북한대표팀 감독은 “남쪽이 (국외파) 선수가 보강돼 더 강해진 걸로 아는데 우리 선수들이 공격과 방어에서 조직적 과업을 원만히 수행해 2월 동아시아선수권 남북전 때보다 더 잘했다”고 했다. 득점없이 비겼지만, 지난 2월 북한이 요르단을 1-0으로 누른 경기보다 훨씬 낫다고도 했다. 그러나 허정무 한국대표팀 감독은 “비겨서 아쉽다” “마무리를 못했다” “전방에 공배급이 늦었다”며 불만족스러워 했다. 가뜩이나 마음이 불편한 허 감독은 “남북전 직전에 열린 중국과 호주 경기를 봤느냐?”는 중국 기자의 생뚱맞은 질문까지 받자, 짜증이 나는 눈치였다.

사실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북한과의 2차전은 안방경기와도 같았다. 북한 응원단은 600여명이 조금 넘었지만, 한국은 2만여명의 교민과 붉은악마의 함성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경기분위기를 우세하게 이끌지 못한데는 우선 유럽파들의 몸이 너무 무거웠던 탓이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14시간여 비행기를 타고 상하이에 도착했고, 훈련도 경기 전날 하루밖에 못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 박지성은 마지막 순간에 선수를 제치지 못하는 등 몸놀림이 가뿐하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8경기째 결장 중인 설기현(풀럼)도 경기감각이 무뎌진 모습이었다. 허 감독도 “후반 막판 설기현의 몸이 너무 다운돼 교체했다”고 말했다. 훈련 기간 내내 몸상태가 가장 좋았던 염기훈(울산 현대)의 후반 투입도 늦은 감이 있었다.

감독의 용병술도 아쉬움을 남겼다. 허 감독은 조재진(전북 현대)을 전방 원톱에, 박주영(FC서울)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했으나 서로 역할분담을 제대로 하지 못해 움직이는 공간이 겹쳐 효과가 반감됐다. 두 선수가 전방쪽에 치우치다보니 미드필드 숫자가 부족해 상대 역습에 쉽게 휘말리곤 했다. 북한의 역습은 경기 전부터 충분히 예고되고, 코칭스태프 스스로도 경계할 부분이라 했지만, 정작 경기에선 그 역습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는 대형으로 나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상대 수비 뒷공간이 약점”이라던 허 감독은 바로 그 지점 공략해법을 쉽게 찾지 못했다.

무엇보다 북한축구가 갈수록 강해진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허 감독은 “북한이 극단적인 수비를 했다”고 했으나, 힘과 속도에 기술까지 더해지는 북한축구는 사실 꽤 역동적이었다. ‘허정무호’는 6월22일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3차예선 6차전에선 북한의 빠른 공수전환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해야할 것이다.

상하이/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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