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구·김정우·오장은 등 경기력 떨어져
남북 모두 이미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권을 획득한 만큼, 허정무호가 승부에 목숨 걸 경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적인 측면에서 허정무호는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렇게 해 가지고 과연 아시아 강호 10개 팀이 출전하는 최종예선에서 본선진출권(4장)을 따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물론 ‘그동안 안 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며 허정무 감독이 최전방 스트라이커(고기구)를 비롯해,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김정우 오장은) 좌우 윙백(김치우 최효진)을 모두 비주전급으로 출전시킨 만큼, 그것으로 한국팀 전력을 전부 평가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새롭게 투입된 선수들을 포함해 전체 경기력은 기대에 못미쳤다. 박주영 대타로 나온 고기구는 전반전 한번도 슈팅을 하지 못했다. 오랜 만에 출전기회를 잡은 김정우가 공격에서 자주 눈에 띄었지만, 어딘가 부족했다. 오장은은 어처구니 없는 슛을 하기도 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14분 안정환 대신 박주영, 26분에는 김정우 대신 김남일을 투입했지만 3차 예선서 1골도 허용하지 않은 완강한 북한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5만명에 이르는 관중을 불러놓고 1.5진급을 투입해 이렇다 할 내용 있는 결과를 내놓지 못한 허정무 감독. 이 경기가 과연 안 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정도의 장밖에 되지 않았는지도 의심스럽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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