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3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결승에서 전반 33분 간판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의 득점으로 독일을 1-0으로 눌렀다. (AP/연합)
토레스 결승골…독일에 1-0 승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던 그 사나이, 페르난도 토레스(24·리버풀). ‘엘니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가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무적함대’ 스페인을 44년 만의 정상으로 이끌었다.
30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오스트리아 비엔나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결승전. 스페인은 전반 33분 플레이메이커인 사비 에르난데스(FC바르셀로나)의 절묘한 침투패스를 받은 토레스가 상대수비수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멋지게 골을 성공시킨 데 힘입어 ‘전차군단’ 독일을 1-0으로 누르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스페인으로서는 1964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우승 이후 44년 만에 맛보는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세계 정상급 실력을 보유하고도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서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스페인이었지만, 이번에는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의 정교한 ‘기술축구’를 앞세워 무패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반면, 통산 3회 우승(1972, 1980, 1996년)에 빛나는 독일은 이날 카를레스 푸욜(FC바르셀로나)이 지휘하는 스페인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정상등극에 실패했고, 스페인이 앙리들로네컵에 입 맞추는 모습을 허탈하게 지켜봐야 했다. 결승전에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스페인 골잡이 다비드 비야(27·발렌시아)가 4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2007~200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24골을 작렬시키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아스널)와 함께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던 토레스.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폭발적인 득점포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비야가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토레스의 ‘킬러본능’은 결승전에서 결국 폭발했고, 70살을 넘긴 베테랑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과 조국에 커다란 선물을 선사했다.
토레스는 이미 10대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천부적인 골잡이였다. 2001년 16살 이하, 2002년 19살 이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각각 최우수선수와 득점왕에 올랐고, 19살에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주장으로 뽑혀 ‘엘니뇨’(어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14경기에서 84골을 터뜨리는 등 놀라운 득점력을 보여줬다. 2007년 3천만파운드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가 리버풀로 이적했고, 성공적으로 2007~2008 시즌을 마쳤다. 스페인은 과거 10여년 이상 동안 영웅으로 추앙받던 라울 곤살레스(레알 마드리드)가 이번에 나오지 않았지만, 토레스와 비야 등이 그의 공백을 잘 메우며 유럽 정상에 등극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스페인이 3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결승에서 전반 33분 간판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의 득점으로 독일을 1-0으로 눌러 우승한 뒤,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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