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왼쪽) 수원 감독과 박항서 전남 감독이 21일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컵 결승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주보고 서있다. 연합뉴스
수원-전남 컵대회 결승전
결전을 하루 앞두고 미디어행사장에서 만난 두 사령탑은 서로 악수를 나누며 선전을 다짐했지만, 필승의지만은 대단했다.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은 “감독이라면 누구나 좋은 성적을 원한다. 결승전까지 올라왔으니 꼭 이기고 싶다. 홈팬들 앞에서 우승컵을 들겠다”고 했다. 박항서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용광로 정신으로 감독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수원과 전남이 22일(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08 삼성하우젠컵대회 우승트로피(상금 1억원, 준우승 5천만원)를 놓고 격돌한다. 수원은 6번째, 전남은 첫번째 컵대회 우승도전이다.
21일 오전 대한축구협회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차 감독은 “전남은 최근 K리그에서 가장 좋은 팀 컨디션을 가지고 있고, 단판승부에 강하고 정신적 무장도 잘 돼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경신고 4년 후배인 박 감독도 “정규리그 순위만 봐도 수원과는 10계단이나 차이가 난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리가 부족한 것을 느끼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박 감독은 “축구는 전력만 가지고 하는 건 아니다. 우리도 이기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역대전적에서는 일단 수원이 앞선다. 올해 6월28일 맞붙어 2-0으로 승리한 바 있고, 지난해도 1승1무로 우위를 보였다. 통산전적에서도 20승12무11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단판승부인 만큼 승부는 예측불허다.
수원은 신영록 이정수 이천수 백지훈 등 주전 상당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등 전력누수가 심각하다. 하지만 특급골잡이 에두와 서동현이 있고, 허리에는 조원희, 이번 컵대회 포항과의 4강전에서 승부차기를 3회 연속 선방하며 결승행을 이끈 수문장 이운재도 버티고 있다.
전남은 2006년 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수원을 2-0으로 누르고 우승하는 등 단기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이번 컵대회 6강플레이오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3-0,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전북을 3-1로 눌렀다. 최근 4연승의 급상승세다. 박 감독은 ‘골넣는 수비수’ 곽태휘와 베테랑 미드필더 송정현, 골잡이 슈바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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