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 응원단 3천여명씩 장외 ‘불꽃대결’
양쪽 골대 뒤가 두 팀 서포터스로 꽉찼다. 어림잡아 3천명 이상씩은 더 돼 보였다. ‘수호신’(FC서울)과 ‘그랑블루’(수원 삼성). 경기시작 전부터 두 서포터스의 응원대결이 불꽃을 튀겼다. K리그에 14개 구단이 있지만, 이렇게 많은 서포터스가 장외대결을 벌이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축구 수도 수원.” 원정 온 그랑블루는 경기 직전 이런 카드섹션을 펼쳐보이며 FC서울을 건드렸다. “모두 일어나 크게 외쳐라. 서울이 왔다. 서울이 왔다. 수원 나와라 ~.” 수호신은 이렇게 ‘사자후’를 토해냈다.
“그라운드의 지배자, 승리하라 기성용” “뛰어라 송종국, 우리의 심장도 함께 뛸 것이다” … 곳곳에 나붙은 격문들이 경기장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다소 쌀쌀한 날씨인데도 3만9011명의 관중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될 정도로 팬들의 관심도 높았다.
정규리그 1위 수원과 2위 FC서울이 맞붙은 3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이었지만, 라이벌전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경기였다. 터키 출신 셰놀 귀네슈 FC서울 감독과 한국을 대표하는 명장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의 대결만으로도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주인공은 역시 선수들이었다. 기성용-이청용(FC서울), 백지훈-배기종(수원 삼성)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피들이 훨훨 날았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지만, 페어플레이로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선사했다.
두 팀은 여러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맞수다. 올 시즌 네차례 맞붙어 2승2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홈에서는 2패를 당했고, 원정에서 2승씩을 거뒀다. 안양 엘지로 있다가 FC서울로 변신한 2004년부터의 두 팀 상대전적도 6승7무6패로 막상막하다. 이날 경기에서도 FC서울이 전반 먼저 골을 떠뜨렸지만, 수원이 후반 동점골을 넣으며 장군멍군이었다. 결국 2차전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
수도권 두 팀의 라이벌전은 이제 점입가경이다. 두 팀의 ‘더비’가 앞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숙명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클래식 더비’처럼 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감독의 말
귀네슈 FC서울 감독 전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잘했다. 전반전에 강하게 나가고 득점했는데 아쉽게도 체력적인 부분 때문에 후반에는 다운됐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한 것은 체력적인 부담으로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비겼기에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2차전 맞을 것이다. 차범근 수원 감독 후반에 배기종이 들어가면서 활기가 살아나고 미드필드가 안정됐다. 이관우도 교체 투입돼 잘 뛰어주면서 동점골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무승부가 아쉽지만 홈 경기가 남았다. 준비를 잘 해서 오늘 같은 경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귀네슈 FC서울 감독 전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잘했다. 전반전에 강하게 나가고 득점했는데 아쉽게도 체력적인 부분 때문에 후반에는 다운됐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한 것은 체력적인 부담으로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비겼기에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2차전 맞을 것이다. 차범근 수원 감독 후반에 배기종이 들어가면서 활기가 살아나고 미드필드가 안정됐다. 이관우도 교체 투입돼 잘 뛰어주면서 동점골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무승부가 아쉽지만 홈 경기가 남았다. 준비를 잘 해서 오늘 같은 경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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