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고 결과에 승복한다. 당선자가 한국축구 발전에 노력해주길 바란다.”
허승표(63)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은 22일 대한축구협회 회장 도전 실패 뒤 “내 정책이 좀더 많은 대의원의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10표를 얻은 것은 절대 창피하지 않다. 일말의 성과도 있었다”고 했다.
보성고-연세대를 나온 허 이사장은 축구선수 출신이며 지에스(GS)그룹 가문의 기업인이다. 1997년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나왔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경선에서는 전체 28명의 대의원 가운데 10표를 얻어 선전했다. 5명의 중앙 대의원이 기존 집행부에서 선임된 점을 생각하면 연맹이나 시·도협회 대의원에서 많은 표가 나왔다고 보여진다.
허 이사장은 선거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한 개인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큰 조직과 싸운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앞으로 협회가 나서서 각종 선거규정 등을 통일시키는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축구계의 화두로 떠오른 대화합에 대해서는 각을 세웠다. 허 이사장은 “화합은 주도하는 세력이 바르게 가고, 옆에서 인정했을 때 이뤄진다”며 “먼저 바깥의 목소리를 듣고, 인정할 것은 인정할 때 화합이 된다”고 강조했다.
허 이사장은 4년 뒤 출마여부를 질문 받자 “축구계가 대부분 의견을 모아 추대하는 형식이 아니면 조금 피하고 싶다”면서 “잘못하면 더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제는 좀 쉬면서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재능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축구 꿈나무를 지원하는 장학사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허 이사장의 싱크탱크 구실을 해온 한국축구연구소의 존폐 문제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연구원들이 논의해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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