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러시아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한국시각) 터키 안탈리아 인근 전지훈련지 벨레크에서 그라운드를 걸으며 선수들을 살피고 있다. 안탈리아/AP 연합
올 시즌만 감독직 맡기로
“첼시가 아닌 클럽에서 제의했다면, ‘노’(No)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구단주(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첼시는 다르다. 그들을 돕고 싶다.”
거스 히딩크(63) 러시아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한국시각) ‘투잡’에 기꺼이 응한 이유는 이랬다. 2008~2009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4위로 추락한 첼시를 구할 소방수로 히딩크 감독이 긴급 투입된다.
히딩크 감독은 11일(한국시각) 러시아대표팀 터키 전지훈련 중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첼시 감독직을 수락했다. 러시아대표팀을 이끌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럽예선에 대비하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이번 시즌까지만 첼시 감독을 겸임하기로 했다.
러시아축구협회 알렉세이 소로킨 사무총장도 “히딩크 감독의 겸임은 문제가 없다. 타임스케줄상 히딩크 감독의 투잡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첼시는 전날 성적부진에 책임을 물어 지난해 6월 지휘봉을 잡았던 브라질 출신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해임했다. 첼시는 지난주 헐시티와의 안방경기에서 0-0으로 비기는 바람에, 14승7무4패(승점49)로 애스턴 빌라(15승6무4패 승점51)에도 뒤지며 4위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리버풀에 지면서 안방 리그 86경기 무패행진도 깨졌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5월에도 아브람 그랜트 감독이 첼시에서 경질된 뒤 후임으로 거론됐지만, 유로 2008 전념을 이유로 고사했다. 히딩크 감독은 “풀타임으로 매일 매일 팀을 지휘하겠지만,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2∼3개월만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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