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가 달려나왔지만 박지성이 넘어지면서 슛을 하고 있다. 런던/AP AFP 연합뉴스
골을 성공시킨 박지성이 팀 동료 대런 플레처의 포옹을 뿌리치고 달리고 있다. 런던/AP AFP 연합뉴스
호날두(7번)와 웨인 루니도 박지성의 골이 터지자 함께 기뻐하고 있다. 런던/AP AFP 연합뉴스
앨릭스 퍼거슨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2골1도움으로 팀 승리의 수훈갑이 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가 ‘차별적이었다’며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말했다. “경기를 다시 본다면, 박지성의 움직임과 대런 플레처의 런닝을 보고 누가 ‘수훈갑’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그랬다. 박지성(28)은 ‘산소탱크’답게 종횡무진 누비며 전반 8분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6일(이하 한국시각) 런던 아스널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박지성의 첫골을 시작으로, 3분 뒤 호날두의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골과 후반 16분 추가골로 홈팀 아스널에 3-1 승리를 거뒀다.
지난 4월30일 안방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던 맨유는 1·2차전 합계 4-1로 앞서며 대망의 결승에 올랐다. 맨유는 첼시-FC바르셀로나 4강전 2차전(7일 새벽 3시45분) 승자와 28일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단판승부로 우승을 가린다. 맨유가 이기면 첫 2연패를 이룬 팀이 된다.
퍼거슨 감독은 이날 6만 관중을 등에 업은 아스널과 맞서 4-3-3 진용을 폈다. 호날두가 중앙, 웨인 루니와 박지성이 좌우 측면 공격수였다. 박지성의 선제골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안데르송의 패스를 받은 호날두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쏜살같이 파고들며 문전 중앙으로 공을 찔러주며 기회가 왔다. 아스널 수비수 키런 깁스가 돌연 미끄러지는 순간, 재빨리 공을 잡은 박지성은 달려드는 골키퍼 마누엘 알무니아를 따돌리고 넘어지면서 침착하게 골문을 갈랐다.
박지성으로서는 2005년 7월 맨유 입단 뒤 챔피언스리그 첫골. 페에스베(PSV) 에인트호번 시절이던 2005년 5월5일 AC밀란과의 2004~2005 챔피언스리그 4강 안방 2차전 전반 9분 첫골을 넣은 뒤 4년1일 만의 두 번째 골이다. 시즌 4호골이자 개인 통산 12골. 지난 2일 미들즈브러와 프리미어리그 경기 후반 6분 멋진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린 데 이은 최근 2경기 연속골이기도 하다.
이날 풀타임을 뛴 박지성은 경기 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모든 선수들이 뛰고 싶은 무대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경기장에 설 수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FC바르셀로나와의 4강전까지 맹활약하고도 정작 결승전 때는 아예 출전 명단에서 빠진 아픔이 있다. 이번에 출전하면 아시아인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등장하게 된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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