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 프리미어리그 3연패와 챔피언스리그 2연패. 2개의 ‘대권’을 눈앞에 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요즘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문제로 뒤숭숭한 모양입니다. 호날두는 지난주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후반 14분 돌연 교체된 데 대해 감독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이후 영국 언론들은 전 맨유 스타들의 입을 빌어, 무시무시한 입바람을 내며 선수들에게 불호령을 내려 ‘헤어드라이기’라는 별명을 얻은 퍼거슨 감독이 호날두에게 어떤 식으로든 응징할 것이라며 주목하고 있습니다. 당시 호날두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지 15분 만에 그의 벤틀리 승용차를 타고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전 맨유 골잡이 드와이트 요크는 “호날두가 퍼기를 화나게 했으니,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스페인의 국영신문 <엘 파이스>가 다시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을 보도해, 바야흐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형국입니다. 2008~2009 시즌 막판, 호날두가 다시 맨유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겁니다. 이에 견줘 호날두와 함께 좌우 미드필더 주전을 굳힌 박지성은 감독은 물론 팬들로부터도 깊은 신뢰를 얻고 있는 듯합니다. 맨유의 한 팬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박지성이 나를 어떻게 틀리게 만들었나’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 새겨볼 대목이 많습니다. “2005년 여름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 영입을 발표했을 때, 나는 완전 비관론자의 한 명이었다. 아시아에서 (맨유) 셔츠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한국 선수를 데려온 것으로, 팀 전력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정지어버렸다. … 현재, 이 한국 출신 미드필더는 올드 트래퍼드 서포터스 사이에 ‘컬트 히어로’가 됐다. … 카를로스 테베스와 웨인 루니만 제외한다면, 그 누구보다 더 많이 그라운드를 커버하는 그의 태도는 팬들의 기쁨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가 중요 지역에서 골결정력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해 많은 비난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나는 그가 심장과 영혼으로 더 많은 것을 보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지금처럼 몇몇 프로선수들이 연습구장보다 나이트클럽을 더 자주 찾는 때에, 박지성은 자신뿐만 아니라 전체 경기의 보증수표다. 나는 그를 유나이티드 선수라 부르는 게 자랑스럽다.” 두 스타에 쏠린 눈. 둘의 기량만큼이나 사뭇 대조적입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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