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창]
‘세치 혀를 잘못 놀렸다간 큰 코 다친다.’ 축구명가 FC바르셀로나의 2004~2005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챔피언 등극 축하자리에서, 한 선수가 말 실수를 저질러 무려 15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주인공은 카메룬 출신의 ‘특급골잡이’ 사뮈엘 에튀(24).
스페인축구협회 발표를 보면, 에투는 지난 15일(현지시각) FC바르셀로나의 안방경기장인 누 캄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승 축하 자리에서 9만8천여명의 안방관중을 향해 “(레알) 마드리드, 악당들이여, 챔피언을 칭송하라”고 외쳤다. 그가 독설을 퍼분 ‘초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는 과거 정치적으로도 FC바르셀로나와 앙숙관계에 있던 팀. 이번 시즌 후반 막판까지 2위를 달리며 FC바르셀로나를 맹추격했으나 단독선두를 뒤집지는 못했다.
스페인축구협회는 “에투의 발언은 폭력사태를 일으킬 만한 매우 심각한 것이었다”며 “특히 마드리드와의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를 감안하면 그러했다”고 징계 이유를 밝혔다.
이번 시즌 24골을 작렬시키며 FC바르셀로나의 우승을 견인한 에투는 이런 발언 하루 뒤 “나를 유럽으로 데려온 레알 마드리드를 경멸하고 싶지는 않았다”며 “그것은 나의 실수였으며, 항상 레알 마드리드에 감사할 것”이라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에투는 1996년 10대 때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으나, 다른 팀으로 임대돼 그라운드를 누볐다. 에투는 레알 마요르카에서 뛰다가 지난해 FC바르셀로나에 영입돼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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