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구름관중 몰고다녀
4강전서 탈락 ‘아쉬움’
4강전서 탈락 ‘아쉬움’
“레알이 올라갔으면 좋았을텐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의 2009 피스컵 안달루시아 4강전이 열린 지난 1일(한국시각) 스페인 세비야의 산체스 피스후안 경기장. 레알이 사상 최대 이적료 1600억여원의 특급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를 풀타임으로 내세우고도 1-2로 지자, 피스컵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이렇게 허탈해했다.
국내에서 3회째 대회를 치르다가 이번에 스페인으로 야심차게 무대를 처음 옮긴 피스컵에서 실제 레알은 중요한 흥행카드였기 때문이다. 여름휴가철이 겹쳐 지난 25일 세비야와 유벤투스의 개막전에 관중석이 텅비었지만, 레알의 알 이티하드(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안방경기에는 3만7천여 관중이 들어찼다. 이날 4강전도 레알의 홈이 아닌 세비야에서 열렸는데도, 3만명의 관중이 몰려와 경기장 주변은 호날두의 등번호 9번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레알은 이날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2골이나 내주며 무너졌다. 호날두는 0-1로 뒤지던 전반 40분 자신의 패스를 받은 라울 곤살레스가 만들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전반 3분 파비오 칸나바로의 프리킥 선제골을 허용했던 레알은 후반 4분 하산 살리하미드치크에게 헤딩골을 내주며 패했다.
호날두는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관중들을 열광시켰고 알 이티하드 경기에 이어 페널티골로 2골째를 기록했다. 레알은 카림 벤제마, 라울을 호화공격진을 내세우고도 수비구멍으로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레알로서는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미드필더로 쓰겠다고 한 카카(27)가 절대적으로 필요해보였던 경기였다.
한편, 피스컵조직위는 애초 다음 2011년 대회를 레알의 홈인 마드리드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스페인에서는 언어소통에 큰 문제가 있음이 드러나고 흥행도 실패한 데다, 레알이 경기운영과 관련해 독선적 행태를 보임에 따라 다음 대회는 영국에서 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세비야/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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