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조용형 중앙수비 호평
박주영·이근호 해결사 눈도장
박주영·이근호 해결사 눈도장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늘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 있다”며 대표팀 주전 자리의 무한경쟁을 강조한다. 그러나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A매치를 보면 그가 구상하고 있는 베스트11의 윤곽이 대체적으로 드러난 것 같다. 주전들이 더욱 견고해짐에 따라, 비주전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도 매우 좁아 보인다.
헤라르도 마르티노 파라과이 감독은 “한국 수비와 양 측면이 매우 좋았다. 우리 공격을 저지한 윗선 미드필더의 움직임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정수(교토 퍼플상가), 조용형(제주 유나이티드)이 중앙을 맡은 수비진은 몇 차례 실수로 실점 위기를 만들기도 했지만, 파라과이의 빠른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FC서울)은 일취월장하고 있다. 파라과이 평가도 “굉장히 영리하고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이다. 이날 박주영의 결승골도 기성용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성남 일화)도 상대 공격 1차 저지선 노릇을 확실히 하고 있다.
선발 출장한 이동국은 기대에 미흡했다. 반면 후반 대신 투입된 박주영(AS모나코)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훨훨 날며 결승골까지 뽑아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의 일등공신인 박주영과 이근호(주빌로 이와타)를 빼고 대표팀 공격을 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파라과이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패스에 의한 조직적인 공격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중원에서 공을 잡으면 원터치나 투터치에 의해 빠르게 공격을 전개해야 골을 넣을 수 있다. 하지만 공 잡은 뒤 플레이가 더뎌 패스가 끊기는 일이 잦았다. 허 감독이 “너무 쉬운 패스 미스가 많다”고 지적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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