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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혼의 축구’, 다시 꿈★은 이뤄진다

등록 2009-10-06 14:30

U-20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4일 오후(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 페트로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인터뷰하기 위해 경기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U-20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4일 오후(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 페트로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인터뷰하기 위해 경기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죽음의 C조’ 뚫고 8강…“선수 존중이 첫째”
‘김민우 시프트’ 등 고비마다 기막힌 용병술
“지금까지 형같은 코치였다면, 앞으로는 옆집 아저씨같은 분위기를 만들겠다.”

홍명보 20살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월23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지도 스타일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해 눈길을 끌었다.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 등 외국인 감독 밑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코치를 맡으며 ‘홍반장’이라는 말을 들었던 그였기에, 이런 선언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선수를 존중하는 게 첫 번째다. 경기 결과 등 모든 것은 내가 모두 책임지겠다.” 지도자로서의 성패를 좌우할지도 모를 20살 이하 월드컵 본선 목표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한 채, 그는 ”혼을 담아 한국 축구 미래를 위해 어린 청소년을 조련해내겠다”고 했다.

이후 7개월여 남짓. 홍명보 감독의 이런 지도철학은 이번 20살 이하 월드컵에서 화려한 빛을 발하고 있다. 애초 카메룬, 독일, 미국 등 강호들이 포진한 ‘죽음의 C조’에서 홍명보호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적 전망이 대세였다. 하지만 홍 감독은 카메룬과의 첫 경기 0-2 패배 뒤 낙담하지 않고 선수들을 다독이는 리더십으로 16강 진출에 이어 8강 진출 쾌거를 일궈냈다.

“선수들은 나와 직책이 다를 뿐이다. 감독, 코치, 선수로서 제 역할이 있다. 함께 팀을 꾸려가는데 서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없다면 어떻게 존중하는 마음을 이끌어낼 수 있겠는가. 감독과 선수 간에도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그는 이처럼 믿음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어왔다.

6일 새벽(한국시각) 이집트 카이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U-20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파라과이 경기에서 김민우가 3번째 골을 넣고 나서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새벽(한국시각) 이집트 카이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U-20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파라과이 경기에서 김민우가 3번째 골을 넣고 나서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감독은 핵심 미드필더인 기성용(20·FC서울)이 소속팀 사정과 ‘성인대표팀에 집중해야 한다’는 축구협회 결정으로 제외됐지만,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앞둔 소집훈련 기간도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나, 오히려 “시간이 충분하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지난 3월 이집트 3개국 초청대회에 나가 우승하며 지도자로서 성공적으로 출발했고, 8월 초 수원컵 국제대회에서도 3전 전승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월드컵 이전까지 국제대회 성적은 6승1무로 좋았다.

이탈리아식 4-3-3 전술을 구사하는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단연 발군의 용병술을 발휘했다. 카메룬과 1차전에서 져 첫 단추는 잘못 끼웠지만, 우승후보로 꼽히던 독일과 2차전에서는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박희성(고려대)를 원톱으로 기용하는 등 베스트11 가운데 5명을 바꾸는 과감한 용병술로 1-1 무승부를 이끌어내며 기사회생했다. 이를 발판으로 미국과의 3차전에서는 같은 멤버로 3-0 완승을 거두며 1승1무1패 조 2위로 16강 진출 에 성공했다.


독일전에서는 무엇보다 1m72로 대표팀 최단신이지만 발빠른 김민우(연세대)와 서정진(전북 현대)을 좌우 날개로 배치한 게 주효했다. 특히 김민우는 0-1로 패색이 짙던 후반 26분 감각적인 슛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냈고, 이번 파라과이와의 16강전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2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홍 감독은 애초 왼쪽윙백이던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시키는 등 값지게 활용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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