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전북 감독들, 한솥밥 먹던 시절 갈등
대전-성남 사장들, 2004년 판정시비 충돌
대전-성남 사장들, 2004년 판정시비 충돌
프로와 아마를 아우른 국내 최고 축구잔치 2009 하나은행 FA컵 4강전이 7일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와 퍼플 아레나(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수원과 전북은 감독끼리, 대전과 성남은 사장끼리 ‘악연’이 있어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 수원-전북 차범근 수원 감독과 최강희 전북 감독은 1991년부터 2년 동안 울산 현대의 감독과 주장을 맡았다. 하지만 최 감독은 차 감독과 갈등을 빚다가 93년 은퇴했다. 이 때문일까. 최 감독은 전북 사령탑에 오른 2005년 7월 이후 수원에 6승3무1패로 절대 우위를 보이며 차 감독 가슴에 못을 박았다.
지난해 K리그와 컵대회 챔피언 수원(승점 28)은 정규리그 10위에 처져 있다. 리그컵대회 우승은 이미 포항이 가져갔다. FA컵마저 놓친다면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구경꾼으로 전락한다. 그러나 7일 전북전에 골잡이 에두와 수비형 미드필더 안영학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
반면 K리그에서 서울(48점)에 승점 1점 뒤져 2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47점)은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최태욱을 앞세운 최고의 공격력으로 K리그와 FA컵 ‘2관왕’에 도전한다.
■ 대전-성남 두 팀은 2004년 8월21일 리그컵 마지막 경기에서 만났다. 성남에 승점 1점 앞서 1위를 달리던 대전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 종료 직전 성남 김도훈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땅을 쳤다. 대전은 당시 김광식 사장 등이 경기가 끝난 뒤에도 오프사이드라며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이 때문에 안방에서 축배를 든 성남의 우승 축하연은 엉망이 됐고, 박규남 성남 사장도 단단히 화가 났다. 이 때문일까. 성남은 이 즈음인 2004년 4월부터 5년4개월 동안 대전에 12승5무로 철저히 ‘응징’했다. 대전은 지난 8월23일 성남에 승리를 거두고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7일 경기는 김 사장이 지난달 4년여 만에 대전 사장에 복귀한 뒤 성남과의 첫 만남이다.
대전은 지난 3일 K리그 부산전에서 주전들을 대거 쉬게 하며 성남전에 대비했다. 대전 왕선재 감독대행은 ‘대행’ 꼬리표를 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성남의 ‘초보’ 신태용 감독 역시 FA컵 타이틀이 절실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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