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7살 이하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6일 새벽(한국시각) 멕시코와의 16강전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멕시코전에서 승리한 뒤 경기장을 돌며 환호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 누리집, <에스비에스> 촬영, 연합뉴스
U-17 한국팀, 멕시코와 승부차기 끝에 8강
10일 나이지리아와 대결…U-20 이은 쾌거
10일 나이지리아와 대결…U-20 이은 쾌거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 후반 추가시간도 거의 지나갔다. 한국 벤치와 선수들은 애간장이 탔다.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무렵, 기적이 일어났다. 멕시코 문전 오른쪽 골라인 근처에서 윤일록(진주고)이 골지역 정면으로 내준 공을 김동진(안양고)이 뛰어들며 왼발로 정확하게 찼다. 멕시코 골망이 출렁였다. 1-1 동점. 한국 선수들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이어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6일 새벽(한국시각) 나이지리아 아부바카르 타파와발레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 국제축구연맹(FIFA) 17살 이하(U-17) 월드컵 16강전.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후반 47분 김동진의 천금같은 동점골로 연장까지 이어진 120분 혈투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멕시코를 5-3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축구는 지난달 20살 이하 월드컵에서 18년 만에 8강에 오른 데 이어 또 하나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8강에 오른 것은 1987년 캐나다대회 이후 22년 만이다. 당시엔 16개국(현재 24개국)이 참가해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곧바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대회가 역대 최고 성적인 셈이다.
한국은 뉴질랜드를 5-0으로 제압한 개최국 나이지리아와 오는 10일 새벽 3시(한국시각) 4강 진출을 다툰다. 나이지리아는 2007년 한국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브라질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국(3회)이다.
한국은 이날 2005년 페루대회 우승팀 멕시코를 맞아 슈팅수 28-19가 말해주듯 경기 내내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선제골은 멕시코의 몫이었다. 멕시코는 전반 44분 빅토르 마논이 수비벽을 뚫고 골지역 왼쪽으로 찔러준 공을 공격수 길레르모 마드리갈이 달려들며 왼발로 가볍게 차 넣었다.
한국은 후반 들어 더욱 맹공을 퍼부었다. 멕시코도 육탄으로 맞서며 후반에만 두 팀 선수 6명이 경고를 받는 난전을 펼쳤다. 이광종 감독은 후반 26분 왼쪽 날개 손흥민(동북고)을 빼고 김동진(안동고)을 투입했다. 이 작전은 김동진의 결승골로 기막히게 적중했다.
승부차기의 주역은 골키퍼 김진영이었다. 김진영은 멕시코 첫 번째 키커 카를로스 캄포스가 오른쪽으로 찬 슛을 정확히 예측해 왼쪽으로 넘어지며 쳐냈다. 한국은 다섯 명의 키커가 모두 골문을 열며 5-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매조지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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