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벽(한국시간) 진행된 남아공 월드컵대회 본선 조 추첨에서 북한은 브라질에 이어 G조에 속하는 두번째 국가로 뽑혔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이 ` KOREA DPR‘이라고 적힌 쪽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케이프타운=연합뉴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이후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된 북한이 충격파에 휩싸였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추첨 결과,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 세계 정상급 스트라이커 디디에르 드로그바(첼시)가 이끄는 코트디부아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포르투갈과 ‘죽음의 G조’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잉그랜드월드컵 8강 신화 이후 월드컵과 인연이 없던 북한은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한 터에, 남미·유럽·아프리카의 최강자와 격돌하게 돼 이번 조 추첨식 결과 최고로 대진운이 나쁜 팀이 됐다.
북한은 내년 6월16일(새벽 3시30분)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남미예선 1위의 강호 브라질과 첫 대결을 벌여야 한다. 이어 21일(밤 8시30분) 케이프타운의 그린 포인트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 25일(밤 11시) 넬스프루이트의 음봄벨라 스타디움에서 코트디부아르와 최종전을 치른다.
북한과 첫 경기를 갖게 된 브라질의 둥가 감독은 “나는 죽음의 조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이론상 약체이지만 여러분들이 모르는 지략이 풍부한 플레이를 펼치는 팀이어서 개막전은 가장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카를로스 케이로즈 포르투갈 감독은 “나는 즐겁다. 세계축구에서 환상적인 조다. 우리는 1966년 월드컵 8강전에서 3골을 내준 뒤 5-3으로 이긴 좋은 추억이 늘 따라다니는 북한과 같은 조”라고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바히드 할릴호디지크 코트디부아르 감독은 “솔직히 끔찍한 조 편성이다. 매우 매우 어렵다”고 했다.
브라질은 월드컵 통산 5회 우승(1958, 1962, 1970, 1994, 2002년)을 자랑하고 있고, 지난 11월 국제축구연맹 랭킹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강력한 우승후보여서 북한은 첫판부터 태산같은 존재를 만난 형국이 됐다. 카카(레알 마드리드), 호비뉴(맨체스터 시티),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 마이콘(인테르밀란) 등 초호화진용이다.
포르투갈은 유럽예선에서 조 2위로 밀려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을 밟게 됐지만, 크리스타아누 호날두 존재감이 묵직하다. 코트디부아르는 아프리카 예선에서 단 한 차례 패배도 없이(8승4무) 본선에 진출한 강호다.
홍영조 정대세 등을 앞세운 북한의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가 험하기 짝이 없는 까닭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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