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션컵 출전하려다 피습…FIFA “월드컵은 예정대로”
토고 축구대표팀이 지난 8일(현지시각) 201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을 위해 대회 개최지인 앙골라 국경을 넘은 직후 무장단체에 습격당해 10일 현재 3명이 숨졌다. 이 때문에 2010 월드컵 개최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제축구연맹(FIFA)은 불똥이 월드컵으로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프 블라터 피파 회장은 9일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경악스런 사건으로 아프리카가 세계 축구사에 장식한 업적들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아프리카를 신뢰한다”며 남아공월드컵이 예정대로 열릴 것임을 밝혔다. 대니 조단 남아공월드컵 조직위원장도 “테러리스트들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이번 월드컵은 테러리스트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맨체스터 시티)가 주장을 맡고 있는 토고 축구대표팀은 전지훈련지인 콩고에서 2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앙골라 국경선을 넘어선 뒤, 무장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토고 대표팀 골키퍼 코시 아가사는 “이번 사건으로 버스 운전기사를 비롯해 팀 대변인과 보조코치 등 3명이 숨졌고, 후보 골키퍼도 중상을 입어 후송됐다”고 밝혀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사건 직후 총격사건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한 앙골라 카빈다 지역 소수집단 해방전선(FLEC)쪽은 “우리 땅에서 대회가 개최되는 한 추가 공격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토고 선수단은 사건 뒤에도 한때 대회 출전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으나, 토고 정부는 10일 선수단에 철수를 지시하고 이들을 귀국시킬 대통령 전용기를 앙골라로 보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국제스포츠사에서 가장 참혹한 테러는 1972년 뮌헨올림픽 때 일어났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분파인 ‘검은 9월단’이 9월5일 올림픽선수촌에 있는 이스라엘 남자선수단 숙소에 총기를 난사하며 침투해 선수 2명을 살해했다. 이어 테러리스트들은 선수 9명을 인질로 잡고 이스라엘에 구금된 동료 200명의 석방 등을 요구했다. 결국 공항에서 이뤄진 독일 당국의 구출작전 과정에서 인질 9명을 포함해 경찰 1명, 비행기 조종사 1명, 테러범 5명 등 모두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경무 선임기자, 정남구 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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