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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엘사 감독 ‘칠레에 희망을’

등록 2010-03-31 20:21

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의 월드컵 이야기 /

2002년 바티스투타의 눈물, 기억들 나시나요?

한-일월드컵 당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아르헨티나가 난적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1-1로 비기는 바람에 16강 진출 실패의 아픔을 맛보던 그 순간, ‘득점기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가 그라운드에 멍하니 서서 슬픈 표정으로 흘리던 눈물 말입니다. 디에고 마라도나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바람의 아들’ 클라우디오 카니히아 등 초호화 진용을 꾸리고도 나이지리아, 잉글랜드 등과 ‘죽음의 조’에 편성돼 결국 1승1무1패로 탈락한 아르헨티나. 지구촌 축구팬들에게도 진한 아픔을 선사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팀을 이끌던 이는 ‘공격축구의 신봉자’ 마르셀로 비엘사(사진). 어느새 55살이 됐더군요. 그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벤치 부근에서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렇게 월드컵 무대에서 쓸쓸히 사라졌던 ‘명장’ 비엘사 감독이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화제의 인물로 등장했습니다. 2007년부터 칠레 축구대표팀을 맡아 좋은 성적으로 팀을 남아공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것입니다. 칠레가 본선에 오른 것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12년 만이라네요.

10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 풀리그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 남미예선에서 칠레는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9승7무2패 승점 34)에 이어 당당히 2위를 차지했습니다. 10승3무5패 승점 33. 브라질과 승점이 불과 1점 차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18경기 32골로 공격력도 브라질(33골) 다음으로 2위였습니다. 비엘사 감독이 과거 지휘봉을 잡았던 아르헨티나(8승4무6패 승점 28)도 크게 따돌렸습니다. 비엘사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한 것이지요. 그래서 그는 칠레에서는 국민적 우상이 됐다는군요. 특히 최근 지진 피해를 입어 신음하고 있는 칠레 국민들에게는 ‘희망’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나는 여러 곳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내가 본 것은 끔찍한 것들이었다. 지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어렴풋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이들이 잃었던 것을 재건축하고 계속 나아가기를 원한다.” 지진 사태 이후 칠레에서의 생활에 대해 비엘사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다짐했습니다.


칠레는 이번 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무적함대’ 스페인, 스위스, 온두라스와 H조에 편성돼 16강 진출을 노려볼 만한 상황입니다. 죽음의 조는 피했고, 충분히 스위스, 온두라스를 잡을 수 있는 전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르셀로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을, 2002년 나에게 일어났던 일에 대한 복수의 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에 내가 어떤 일을 이루더라도 당시의 슬픔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비엘사 감독 말고도 말을 갈아탄 명장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가 브라질 출신 카를루스 아우베르트 파헤이라 감독입니다. 그는 개최국 남아공 사령탑을 맡아 돌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무대에서는 숱한 스타들이 명멸하지만, 명장들은 사라졌다가도 어느날 화려한 재기를 꿈꿉니다. 비엘사와 파헤이라. 남미축구 양대 산맥 출신의 두 명장은 남아공에서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까요? 김경무 선임기자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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