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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의 제왕’ 오렌지군단의 두 스타

등록 2010-04-28 22:17

왼쪽부터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베슬레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
왼쪽부터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베슬레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




김경무 선임기자의 월드컵 이야기 /

‘오렌지군단’ 네덜란드 하면 연상되는 게 요한 크라위프(크루이프)와 토털사커, 그리고 명문클럽 아약스 암스테르담 등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 ‘토털사커의 창시자’ 리뉘스 미헐스 감독이 요한 크라위프를 앞세워 세계 축구계에 혁명을 일으킨 것은, 월드컵 역사에 찬란한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당시 ‘카이저’(황제) 프란츠 베켄바워가 주장 완장을 찬 서독과의 결승전에서 1-2로 지기는 했지만, 크라위프가 수비와 공격을 넘나들며 보여준 탁월한 경기력은 올드 축구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한국에 0-5 참패를 안겨준 팀(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 각인돼 있기도 합니다. 한국 축구로서는 6월20일 ‘마르세유의 치욕’으로 기억되는데, 이날 참패로 차범근 감독이 월드컵 중도에 보따리를 싸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장대같이 크고 육중한 몸집의 선수들이 주류를 이룬 네덜란드는 늘 우승후보군으로 꼽혔지만, 정작 한번도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했더군요. 축구강국 중 유니폼에 단 한 개의 별을 달지 못한 것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1974년에 이어 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에서도 결승까지 올라 연장 접전까지 벌였으나, 마리오 켐페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결국 1-3으로 지고 말았습니다. 당시에는 크라위프가 1년 전 이미 은퇴한 상태였습니다. 이후 네덜란드는 20년 뒤인 프랑스월드컵 4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16강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덜미를 잡혀 탈락의 아픔을 맛봤습니다.

그런데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2009~2010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두 명의 오렌지 스타가 빛을 발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바로 만 26살 동갑내기인 베슬레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오른쪽 사진)와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왼쪽)입니다. 둘은 공교롭게도 2008~2009 시즌 뒤 카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비 알론소, 카림 벤제마 등을 영입하며 ‘제2의 갈락티코’를 표방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팽’ 당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각각 이탈리아 세리에A와 독일 분데스리가에 새롭게 둥지를 튼 뒤 이번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새롭게 각인시켰고, 남아공월드컵이 임박하면서 네덜란드에 희망으로 떠올라 있습니다.

인터밀란 조제 모리뉴 감독 품에 안긴 스네이더르는, 지난 20일 FC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 안방 1차전에서 0-1로 뒤지던 전반 30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에 디딤돌을 놨습니다. 1m70·72㎏의 단신이지만 패싱력과 프리킥 능력이 뛰어나고, 어느 각도에서든 위협적인 슈팅을 작렬시키는 만능 공격형 미드필더입니다. 네덜란드대표팀에서는 라파얼 판데르 파르트(27·레알 마드리드)와 주전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
역시 네덜란드 출신 루이스 판 할 감독의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게 된 로번의 활약도 두드러집니다.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 안방 1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1-0 승리에 견인차가 됐고, 뮌헨은 28일(한국시각) 4강 원정 2차전에서도 3-0 완승을 거두며 결승에 안착했습니다.

29일 인터밀란이 바르사를 제치고 결승에 오르면, 네덜란드 출신 두 걸출한 스타의 스페인 마드리드에서의 결승 대결도 성사됩니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오렌지군단의 대표스타인 둘이 남아공에서 네덜란드에 사상 첫 우승 트로피를 안겨줄 수 있을까요?

김경무 선임기자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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