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동호회 ‘비상구’ 회원들이 2일 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훼릭스 풋살클럽에서 강추위 속에 조명을 밝힌 채 풋살을 즐기고 있다. 고양/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섈 위 스포츠? 풋살
10명만 있으면 시합가능…몸싸움 대신 ‘패싱 게임’
볼터치 많아 축구에 도움…새벽에도 경기·번개까지 새해 벽두인 2일.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간 일요일 밤. ‘설마~’ 하며 경기장에 가봤더니, 강추위를 비웃기라도 하듯 칠흑 같은 어둠에 라이트를 하얗게 밝힌 채 공을 차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털모자를 쓰고 장갑도 낀 채, 하얀 입김을 연방 내뿜어대며 서로 깔깔거리며 쉴 새 없이 공을 따라 왔다갔다 한다. “저 사람들, 매주 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2시간 정도 공을 차다 갑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외진 곳에 위치한 ‘훼릭스 풋살클럽’(대표 김기훈). 클럽 운영을 맡고 있는 김태헌씨는 이들을 “풋살 중독자들”이라고 했다. 조금 있으니 다시 한두 명씩 몰려들기 시작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로 인사를 나누며 일선 체육교사에서부터 직장인, 자영업자까지, 30대 중반에서 40대까지 9명이 순식간에 모인다. ‘비상구’(회장 이노복)라는 풋살동호회 멤버들이다. 새해 초인지라 멤버 중 6~7명은 오지 않았다. 이들도 매주 일요일 저녁 8시면 모여 풋살을 즐기는 마니아들이다. 그런데 밤 10시에 또 한 팀이 오고, 다음날 새벽 4시에도 한 팀이 예약돼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한 팀은 미용실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팀은 고양시 일산 라페스타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인데, 영업 끝나고 새벽에 와서 공 차다 갑니다.” 이날 하루 인조잔디로 된 3개 면의 풋살경기장을 이용한 동호인 팀은 모두 11개 팀이나 됐다.
한 명이 모자라 ‘대타’로 비상구팀 자체 경기에 뛰어들었다. 10골을 먼저 넣는 팀이 이기는 것으로 하고, 물 한 모금 안 마신 채 뛰기를 1시간30분 남짓. 두 팀 합계 19골을 넣고서야 끝난 미니게임이었지만 운동량은 엄청났다. 허리는 아파 오고 모든 근육이 뻐근했다. 넓은 축구장에서 뛸 때와 달리 격렬한 몸싸움이 없다는 점, 그리고 무리하게 긴 거리를 뛰지 않고 다소 여유있게 패싱게임을 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
“한 명이 안 뛰면 남은 4명은 힘들어져요. 그래서 책임감도 느껴지고요. 공을 잡고 계속 움직여야 하는 확실한 유산소운동이라 너무 좋습니다. 아기자기한 재미도 있고요.” 6년 전 지인들을 모아 비상구를 창설한 김기훈씨는 풋살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서울시설공단 월드컵경기장사업단 운영과장으로 고정 멤버인 함석원씨는 “잔패스를 많이 하다 보니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축구에 견줘 작은 경기여서 볼 터치도 많이 할 수 있어 좋다”고 거든다. 태클과 어깨싸움이 금지된다는 점이 축구와 다르다. 거친 플레이를 하면 상대방에게 공격권도 빼앗긴다.
10명 정도의 인원만 모으면 좁은 공간에서 밤낮 관계없이 언제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멤버 구성도 쉽다. 인터넷상으로 ‘번개’도 가능하다고 한다. 선수들에게는 기술과 순발력, 빠른 판단력이 요구돼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경기장 빌리는 부담도 적다. 훼릭스 풋살클럽의 경우 나이트 경기 2시간 이용료가 7만원이다. 단골에겐 할인도 해준다.
고양/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볼터치 많아 축구에 도움…새벽에도 경기·번개까지 새해 벽두인 2일.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간 일요일 밤. ‘설마~’ 하며 경기장에 가봤더니, 강추위를 비웃기라도 하듯 칠흑 같은 어둠에 라이트를 하얗게 밝힌 채 공을 차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털모자를 쓰고 장갑도 낀 채, 하얀 입김을 연방 내뿜어대며 서로 깔깔거리며 쉴 새 없이 공을 따라 왔다갔다 한다. “저 사람들, 매주 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2시간 정도 공을 차다 갑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외진 곳에 위치한 ‘훼릭스 풋살클럽’(대표 김기훈). 클럽 운영을 맡고 있는 김태헌씨는 이들을 “풋살 중독자들”이라고 했다. 조금 있으니 다시 한두 명씩 몰려들기 시작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로 인사를 나누며 일선 체육교사에서부터 직장인, 자영업자까지, 30대 중반에서 40대까지 9명이 순식간에 모인다. ‘비상구’(회장 이노복)라는 풋살동호회 멤버들이다. 새해 초인지라 멤버 중 6~7명은 오지 않았다. 이들도 매주 일요일 저녁 8시면 모여 풋살을 즐기는 마니아들이다. 그런데 밤 10시에 또 한 팀이 오고, 다음날 새벽 4시에도 한 팀이 예약돼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한 팀은 미용실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팀은 고양시 일산 라페스타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인데, 영업 끝나고 새벽에 와서 공 차다 갑니다.” 이날 하루 인조잔디로 된 3개 면의 풋살경기장을 이용한 동호인 팀은 모두 11개 팀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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