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래 선수
이란전 최우수선수 이용래
14.69㎞ 뛰어…양팀 중 최다
연습생서 발탁 ‘조광래 키드’
14.69㎞ 뛰어…양팀 중 최다
연습생서 발탁 ‘조광래 키드’
그동안 축구대표팀에서 그 자리는 늘 ‘베테랑’ 김정우(29·광주 상무)의 몫이나 다름 없었다. 기성용(22·셀틱)과 함께 ‘더블 볼란치’의 한축을 이루는 수비형 미드필더. 그러나 이번 아시안컵에서 이용래(25·수원 삼성)란 이름이 당당히 주전을 꿰차며 조광래호 상승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23일(한국시각) 이란과의 8강전에서는 공수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내며 ‘맨 오브 더 매치’(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1m75·71㎏의 크지 않은 몸집이지만 이날 연장전까지 120분간 ‘에너자이저’처럼 무려 14.69㎞를 뛰어다니며 두팀 통틀어 가장 많은 움직임을 보였다. 탄탄한 수비로 한국 진영 중원의 안정된 수비를 이끌었고, 적극적인 공격에 가담해 전반 23분에는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중거리포까지 작렬시켰다.
대전 출신인 이용래는 윤빛가람(경남FC)과 마찬가지로 ‘지장’ 조광래 감독이 경남FC 시절 ‘흙 속에서 발견해낸 진주’나 다름없다. 대학축구 강호 고려대 재학 시절 기대주로 인정받다가 발목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2009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 때도 불이익을 당했다. 다행히 경남FC에 번외 지명선수로 들어가게 됐고, 조 감독의 조련을 통해 기둥감으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뒤에는 윤성효 감독의 눈에 띄어 수원으로 영입됐다.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 47명의 예비 엔트리에 발탁됐다가 지난해 12월 중순 제주도 전지훈련 명단에는 빠지는 불운을 맛봤지만, 조 감독이 전훈 직전 불러들이며 다시 기회를 잡았고, 이번 대회 예선리그를 포함해 4경기를 모두 소화하면서 주전으로 우뚝 섰다.
이용래는 이란전 뒤 “축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힘들었던 경기였다”며 “그래도 힘들다는 생각보다 열심히 노력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대표팀에 뽑히면 부활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또 완벽히 부활한 것 같지 않다”며 “대표팀에서 붙박이 선수가 돼야 진짜 부활”이라며 겸손해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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